경북 포항시가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3만원 월셋집을 공급한다. 하루로 계산하면 임대료가 1000원꼴이어서 이른바 ‘천원주택’이라고 불린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행하는 이 정책은 청년들의 지역 이탈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포항시를 비롯한 지방 도시들은 일자리·교육·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으로 청년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포항은 최근 철강산업 침체에 따라 인구 감소세가 다른 지역보다 더 가파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포항시 인구는 2015년 51만9600여 명에서 2020년 50만2900여 명으로 떨어지고 2022년에는 49만6600여 명으로 5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기준 포항시 인구는 48만9657명이다.
포항시는 LH 매입임대주택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신혼부부 무주택 가구에 천원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료가 17만 원 선인 46~53㎡ 크기 주택에 대해 포항시가 14만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3만원만 입주 세대가 부담한다.
짧게는 2년에서 최대 4년까지 지원한다. 올해 100호 공급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5년간 500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달 16~17일 포항시청에서 직접 접수하며 당첨자는 10월 20일 발표 뒤 계약을 체결한다.
포항시는 1단계로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500호를 공급하고, 2단계로 신혼부부·다자녀·근로자 중심으로 1800호를 공급한다. 3단계에서는 다자녀·고령자 중심으로 1200호를 공급해 2030년까지 총 3500호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초기 정착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젊은 인구의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포항시가 시행한 청년징검다리주택사업 역시 입주자 중 50%(24호 중 12호)가 타 시·군 전입자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주거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정책도 확대한다. 청년 1인 가구에는 부동산 중개수수료와 이사비를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하고, 소규모 간편 집수리와 클린하우스사업도 40만원까지 보조한다. 민·관 협력 집수리사업 프로젝트도 15곳에서 추진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청년과 신혼부부가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모든 시민이 포항에서의 삶을 자부심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지역 철강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도 마다치 않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