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정말 어렵게 마수걸이 승을 신고했다. 거취가 위험해 보이던 후벵 아모림 감독도 겨우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아모림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홈 경기에서 번리를 상대로 3-2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공식전 4경기 만에 올 시즌 첫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는 리그에서 아스날 상대 0-1 패배, 풀럼과 1-1 무승부, 카라바오컵(EFL컵) 4부리그 그림즈비에 승부차기 끝 패배가 전부였다. 마침내 승리에 성공한 맨유는 1승 1무 1패, 승점 4로 리그 9위로 점프했다.
맨유는 3-4-2-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마테우스 쿠냐, 메이슨 마운트-브라이언 음뵈모, 디오구 달로-브루노 페르난데스-카세미루-아마드 디알로, 루크 쇼-마테이스 더 리흐트-레니 요로, 알타이 바인드르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번리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라일 포스터, 제이든 앤서니-한니발 메브리-야콥 브룬 라르센, 레슬리 우고추쿠-조쉬 컬렌, 퀼린치 하트만-막심 에스테베-얄마르 에크달-카일 워커, 마르틴 두브라브카가 선발 출전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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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초반 공세를 펼쳤다. 전반 5분 쿠냐가 박스 바깥에서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4분 음뵈모가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도 두브라브카에게 걸렸다. 전반 16분엔 마운트가 박스 안에서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으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취소됐다.
맨유가 행운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7분 페르난데스가 왼쪽에서 프리킥을 올렸고, 이를 카세미루가 헤더로 연결했다. 공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으나 그대로 컬렌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29분 쿠냐가 별다른 충돌없이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그는 곧바로 경기장을 빠져나왔고, 조슈아 지르크지가 대신 투입됐다. 아모림 감독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졌다.
맨유가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40분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마운트의 헤더가 크로스바에 맞았다. 전반 45분 브루노의 코너킥에 이은 디알로의 위협적인 슈팅은 두브라브카 선방에 막혔다. 추가시간 지르크지의 슈팅도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반은 맨유가 1-0으로 리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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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운트를 빼고 코비 마이누를 넣었다. 번리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0분 라르센이 오른쪽에서 크로스했고, 이를 포스터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맨유가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12분 달로가 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골문 앞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영리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떼어낸 음뵈모가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음뵈모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1호 골이자 올 시즌 맨유의 첫 필드골이었다.
번리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점수를 따라잡았다. 후반 21분 코너킥 공격에서 바이은드르가 룸 차우나의 슈팅을 막아냈다. 그러나 앤서니가 재차 슈팅했고, 공은 마이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승점 3점이 절실한 맨유는 후반 27분 카세미루를 빼고 스트라이커 베냐민 세슈코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맨유가 짜릿한 극장골을 터트렸다. 후반 추가시간 2분 디알로가 박스 안에서 잡아 당겨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브루노가 골문 구석으로 차 넣으며 득점했다. 맨유는 남은 시간 번리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경기를 3-2 승리로 매조지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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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한 맨유다. 맨유는 직전 경기에서 그림즈비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1-12로 패하며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맨유 역사상 4부리그 팀에 무릎 꿇은 건 최초 굴욕이다.
공식전 3경기째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준 맨유. 아모림 감독은 경기 후 "팬들에게 미안하다. 시작부터 모든 게 잘못됐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결국엔 최고의 팀이 이겼다. 오늘 경기장 위에는 오직 한 팀밖에 없었다"라고 좌절했다.
번리전이 중요한 시험대였다. 앞서 영국 'BBC'의 사이먼 스톤 기자는 "아모림의 자리는 확실히 안전하지 않다. 그는 토요일 번리와 경기 이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임을 언급했다. 클럽이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대신 스스로 미래를 고민하는 것 같았다"라며 "맨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역시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안방에서 힘겹게 첫 승리를 신고한 맨유. 아모림 감독은 "나도 맨유 팬들처럼 더 많은 골을 넣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어서 좌절스러웠다. 오늘 축구는 공정했다. 우리가 더 나은 팀이었다"라며 "우리는 모두 한 팀이다. 나 한 사람만의 승리가 아니다. 모두가 오늘 승리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