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사비 시몬스의 입단식과 함께 경기를 시작한 토트넘. 토트넘은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5분 세네시가 박스 안으로 패스를 보냈고, 이바니우송이 왼발로 슈팅했다.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높이 떠오른 공은 그대로 골키퍼 키를 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본머스가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을 몰아붙였다. 전반 11분 브룩스의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세메뇨가 결정적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본머스는 전반 26분 부상 변수로 스미스 대신 제임스 힐을 투입했다.
토트넘이 속수무책으로 본머스의 압박에 고전했다. 점유율은 앞섰지만, 후방에서 중원을 거쳐가는 빌드업이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피지컬과 롱볼 축구 대신 짧은 패스 빌드업을 강조한 프랭크 감독의 전술 변화가 최악의 수가 됐다.
그 결과 토트넘은 전반 내내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본머스는 11개를 기록했다. 숨도 못 쉬고 압도당한 토트넘으로선 0-1로 전반을 마친 게 다행일 정도였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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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본머스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메뇨의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8분엔 브룩스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비카리오가 겨우 막아냈다.
프랭크 감독은 후반 9분 루카스 베리발과 윌손 오도베르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23분 베리발이 박스 중앙에서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의 첫 유효 슈팅이었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며 최악의 경기를 이어갔다. 본머스의 압박이 조금 느슨해지긴 했어도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자 프랭크 감독은 데스티니 우도기, 마티스 텔을 연이어 투입했다.
토트넘은 경기 막판 라인을 높이 끌어 올리고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 34분 오도베르의 박스 안 슈팅은 높이 뜨고 말았고, 추가시간 텔의 날카로운 발리슛도 골대 왼쪽으로 빠져나갔다. 결국 토트넘은 본머스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1로 패하고 말았다. 토트넘 팬들은 종료 휘슬이 불리기도 전에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야유를 퍼부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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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프리미어리그 17위에 그쳤던 지난 시즌이 오버랩될 정도로 무기력했던 토트넘이다. 공격에서 문제를 찾을 수준이 아니었다. 후방과 중원에서 본머스의 최대 강점인 압박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면서 허둥지둥댔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토트넘은 90분 동안 고작 슈팅 5개, 유효 슈팅 1개에 그쳤다. 반면 본머스는 슈팅 20개, 큰 기회 3회를 기록하며 토트넘을 두들겼다. 기대득점(xG)도 토트넘은 0.19, 본머스는 1.59로 차이가 컸다. 토트넘으로선 그나마도 후반 막판에 슈팅을 몰아 때린 덕분이었다.
경기 후 프랭크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는 아니었다. 우리는 매우 뛰어난 팀과 경기했고, 상대의 강점을 잘 이겨내지 못했다. 본머스는 이길 자격이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압박하는 데 있어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우리는 더 잘 대처했어야 했다"라며 완패를 인정했다.
손흥민의 빈 자리도 너무나 컸던 토트넘. 그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시몬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프랭크 감독 역시 시몬스 이야기가 나오자 "매우 기대된다. (시몬스 영입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긍정적일 거다.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