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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테러 협박 한 번에 혈세 수백만원 낭비…"손배 소송 압박해야"

중앙일보

2025.08.30 20:22 2025.08.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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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당 백화점 내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글이 올라와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허위 테러 협박 신고로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될 때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허위 협박 범죄를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과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허위 협박범을 상대로 3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1200만원에서 최대 4370만원까지 청구했다. 이는 폭발물 수색 등에 투입된 경찰 인원의 시간 외 수당과 유류비 등을 합산한 것으로, 출동 경찰 1명당 약 6만16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 5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협박 사건에는 경찰 98명이 투입돼 최소 60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고, 10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폭파 협박에는 53명이 동원돼 약 320만원이 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이달 들어 일본 변호사 명의를 도용한 협박 팩스가 10건 가까이 접수된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수천만원이 허비된 셈이다.

경찰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사회적 피해가 훨씬 크다고 지적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협박으로 인해 약 5억~6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며, 학교 폭파 협박으로 대피한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는 금액으로 환산하기조차 어렵다.

현재 진행 중인 손해배상 소송은 2023년 프로배구 선수단 칼부림 예고, 제주공항 폭발물 설치 협박, 신림역 살인 예고 등 3건이다. 이 중 프로배구 사건은 법원이 원고 전액 배상 권고를 내리면서 1200만원 전액 배상이 확정됐다. 제주공항 사건(3250만원 청구)은 변론이 진행 중이고, 신림역 사건(4370만원 청구)은 내달 19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허위 협박의 사회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 손해배상 소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찰은 앞으로 특공대가 투입되는 사건은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고, 허위 협박 작성자의 절반 이상이 20~30대인 점을 고려해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 25일 허위 협박 대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저위험’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특공대 대신 순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양부남 의원은 “허위 협박에 대한 신속한 대응뿐 아니라 국민 불안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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