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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빅3' 영프독에서 극우·포퓰리즘 정당 지지율 첫 동반 1위

연합뉴스

2025.08.3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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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개혁당·프랑스 RN·독일 AfD, 반이민 정서 앞세워 세력 키워 성장 둔화·물가 급등, 기성정당 향한 반감 부채질…정치혼란 우려
'유럽 빅3' 영프독에서 극우·포퓰리즘 정당 지지율 첫 동반 1위
영국 개혁당·프랑스 RN·독일 AfD, 반이민 정서 앞세워 세력 키워
성장 둔화·물가 급등, 기성정당 향한 반감 부채질…정치혼란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3개국에서 극우 또는 포퓰리즘 정당의 지지율이 역대 최초로 나란히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민자 급증과 경제성장 둔화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핀란드,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선 이미 극우 정당이나 반이민 정당이 정부에 진입했지만, 유럽 경제 '빅3'를 구성하는 나라에서 극우·포퓰리즘 정당이 동시에 지지율 선두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영국 등 3개국 주요 선거까진 아직 몇 년이 남아있긴 하지만 극우·포퓰리즘 정당의 이같은 약진은 해당국의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올해 여론조사에서 계속해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는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지지율이 36%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꼽혔다.
차기 대선에선 RN의 주자로 누가 나설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프랑스 극우 간판 정치인인 마린 르펜 의원이든 바르델라 대표든 RN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선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 개혁당의 지지율이 지난 6개월간 급등하며, 집권 노동당과 야당 보수당을 여유 있게 앞서가고 있다.
독일에선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연초부터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CDU)과 접전을 벌여오다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독일 주요 여론조사기관 중 하나인 포르사에 따르면 AfD는 지난 4월 후 처음으로 최근 몇 주간 CDU를 소폭 앞서고 지지율 선두로 치고 나갔다.

WSJ에 따르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민자 급증과 물가 급등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났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런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여론 양극화를 부채질 했다.
미국과 다른 점이라면, 유럽 많은 지역의 경제성장이 정체된 상태라는 것이다.
컨설팅 회사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유럽 책임자 제레미 갈롱은 경기 침체와 급격한 이민이 결합한 악순환이 많은 유권자를 기성정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의 작은 도시부터 프랑스 시골, 독일 마을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은 전통 엘리트들이 자신들을 얕잡아보거나 자신들의 걱정을 무시한다고 느낀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바르델라 대표와 그가 이끄는 정당 RN은 반이민, 반이슬람 주장을 되풀이하며 무슬림들이 프랑스 공화국의 세속적 가치를 침해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중산층 가정의 생활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최근 몇 년 간 세력을 크게 키운 RN은 아직까지는 정부를 장악할 수준까지 세력을 키운 것은 아니지만, 정치 지형을 뒤바꿀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프랑스에선 야권과 갈등을 겪던 전임 총리가 의회 불신임을 받아 물러난 지 9개월 만에 현 총리 역시 사퇴 위기에 몰리는 등 정치 상황이 어수선하다.
독일과 영국의 경우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이민자 유입을 기록하며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에서 해외 출신 거주자의 비율은 2017년 15% 남짓에서 2024년 2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의 약 16%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영국의 2021∼2024년 합법 이민자 수는 약 450만명으로, 이들은 주로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이 받아들인 이같은 이민자 수는 같은 기간 미국에 들어온 합법 이민자보다도 약간 많은 것이다.
합법적 이민자에 더해 매년 영국해협을 건너 불법 입국하는 사람들도 수 만명에 달한다. 불법 입국자 수는 8월 말 기준으로 올해만 2만9천명을 기록했다.
독일에서 득세하고 있는 AfD는 불법 이민자 추방, 독일의 유럽연합(EU) 탈퇴, 홀로코스트 추모 문화 재검토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연방의회 총선에서 안보·이민보다 경제정책을 내세워 옛 동독 지역을 싹쓸이하며 지지기반을 거듭 확인한 AfD는 경제적 좌절감을 강조하며 서독에 비해 경제적으로 뒤처진 동독지역에서 노동자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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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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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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