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살아있는 전설’ 박상현(42)이 다시 힘차게 포효했다. 2년 가까운 침묵을 깨고 개인 통산 13승째를 올렸다.
박상현은 31일 경기도 광주시 강남300 골프장(파70·6863야드)에서 열린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합계 21언더파 259타로 우승했다. 이로써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13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55억1745만원의 상금으로 이 부문 역대 1위를 달린 박상현은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더해 2위 강경남(42·48억4125만원)과의 격차를 7억 가까이 벌렸다. 또, 최상호(70·43승), 박남신(66·20승), 한장상(84·19승), 최경주(55·17승), 최광수(65·15승) 다음의 역대 6번째 15승 달성도 가까워졌다.
2005년 데뷔한 박상현은 KPGA 투어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꾸준한 실력과 화려한 쇼맨십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2023년 10월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무대로 꼽히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우승이 없던 박상현은 후반기 재개를 알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3라운드까지 19언더파를 달려 2위 송민혁(21)을 5타 차이로 앞섰다. 최종라운드 초반 흐름도 좋았다. 2번 홀(파4)과 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여유롭게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티샷이 흔들린 파4 6번 홀에서 1타를 잃으면서 잠시 흐름을 놓쳤다. 이어진 8번 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언덕으로 향했고, 다음 샷은 뒤땅이 나와 3번쌔 샷으로 겨우 그린까지 올라왔다.
다시 보기를 적어낼 위기에서 박상현은 결정적인 퍼트를 성공시켰다. 11m짜리 파 퍼트가 컵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 홀을 파로 막았다.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가 나올 정도의 파 세이브였다.
박상현은 경기 후반 들어서 이태훈(35·캐나다)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파5 9번 홀 이글을 포함해 전반에만 5타를 줄인 이태훈이 후반에도 버디 4개를 솎아내면서 박상현을 2타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박상현은 경기 막판 버디를 노리는 공략 대신 타수를 잃지 않는 전략으로 21언더파를 유지하면서 우승을 지켰다.
한편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골프장(파72·682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 레이디스 오픈에선 신다인(24)이 생애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한빛나(26), 유현조(20)와 12언더파 204타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신다인은 18번 홀(파5)에서 펼쳐진 1차 연장전에서 먼저 한빛나를 제쳤고, 2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파를 기록한 유현조를 물리치고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