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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찍고 고척-수원-대전으로…동분서주하는 MLB 스카우트들

중앙일보

2025.08.31 02:29 2025.08.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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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구단에서 파견한 스카우트들이 28일 고척 한화-키움전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11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모여 KBO리그를 향한 관심을 증명했다. 사진 티빙 중계화면 캡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앞뒀을 때보다 주목도가 높습니다. 이렇게 많은 스카우트들이 한국으로 모인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종착역과 가까워지면서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선수들은 물론 미국 진출을 꿈꾸는 국내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10여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전국을 동분서주하며 총성 없는 영입 전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이들의 관심도는 지난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맞대결에서 잘 드러났다. 이날 경기는 내용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총집결로 화제가 됐다. LA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시카고 컵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11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자리해 코디 폰세(31·한화)와 송성문(29·키움) 등 핵심 선수들을 관찰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경기 관전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번갈아 홈게임을 여는 서울 잠실구장에는 빅리그 직원들이 상주하다시피 한다. 중앙지정석 뒤편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만을 위한 전용 좌석을 따로 둘 만큼 방문 빈도가 높다. 그러나 이날 고척 경기처럼 10여개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같은 구장을 찾은 적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SSG 랜더스 경기에서 한화선발 폰세가 역투하고 있다. 2025.8.22/뉴스1
이들의 ‘동시다발적’ 발걸음을 끌어들이는 선수는 역시 한화의 에이스 폰세다. 올 시즌 가장 많은 16승을 올리면서 미국 유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현지에선 구체적인 몸값이 거론될 정도다. 앞서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로 재진출한 카일 하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에릭 페디(32·밀워키 브루어스), 메릴 켈리(37·텍사스 레인저스) 등의 사례를 볼 때 폰세의 미국 복귀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물론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은 폰세에게만 쏠려 있지 않다. 폰세와 한솥밥을 먹는 라이언 와이스(29·한화)와 폰세 못지않은 강속구를 던지는 드류 앤더슨(31·SSG 랜더스) 그리고 올해 홈런 단독선두를 달리는 르윈 디아즈(29·삼성 라이온즈)가 주요 관찰 대상이다.

송성문 8회 역전포...키움, 삼성전 11연패 탈출   (서울=연합뉴스) 키움 송성문이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 경기, 8회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6.27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내선수들의 이름도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는 키움의 주전 3루수 송성문. 최근 키움과 6년 120억원의 다년계약을 발표한 송성문은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키움도 송성문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 참가를 승낙해 올 시즌이 끝나면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송성문은 과거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왔던 미국의 대형 에이전시(ISE 베이스볼)와 계약해 가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처럼 KBO리그의 위상이 높아지고, 선수들의 존재감도 커지면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 빅리그 스카우트는 “근래 몇 년간 이렇게 많은 스카우트들이 집결한 적은 처음이다. 2년 전 이정후가 미국 진출을 꾀할 때보다 집중도가 높다. 서울은 물론 수원과 인천, 대전까지 관찰 범위가 넓어졌다”면서 “현재 대다수 구단의 아시아권 스카우팀 절반은 국내로, 나머지는 일본으로 파견된 상태다. 9월까지 현장 평가를 종합해야 정확한 영입 구도가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또, 송성문을 두고는 “이정후나 김하성과 달리 송성문은 아직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이름이 익숙한 선수는 아니다. 그래서 송성문을 조금 더 지켜보려는 움직임이 있다. 일단 28일 경기에서 송성문이 폰세를 상대로 홈런을 쳐서 강렬한 인상은 남겼다”고 덧붙였다.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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