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리, 공공부채 상황에 "구멍 난 배…프랑스 운명 걸려"
내달 8일 의회 신임 투표 앞서 야권·여론 설득 총력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내주 의회 신임 투표를 앞둔 프랑스 총리가 31일(현지시간) 이번 투표에 프랑스 국가의 운명이 달렸다며 정치권에 책임 있는 판단을 촉구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이날 저녁 BFM TV 등과 공동 인터뷰에서 이번 투표의 쟁점은 "총리나 정부의 운명이 아니라 프랑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바이루 총리는 막대한 공공 부채 부담에 긴축 재정을 추진하려다 야권과 여론의 반대가 극심하자 의회에 내달 8일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의회 신임을 기반으로 긴축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였으나 좌우 양쪽에서 불신임을 벼르는 상황이다. 이 경우 바이루 총리를 비롯한 장관 모두가 사퇴해야 한다.
바이루 총리는 현재 프랑스의 상황을 "선체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오는 배"에 비유하면서 "만약 정부가 무너지면 지금 추진 중인 정책은 버려질 것이고, 이는 국가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의 공공 부채는 지난해 기준 3조3천억 유로(약 5천200조원)로,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 수준이다. 매시간 부채가 1천200만 유로씩(약 180억원) 증가해 왔다는 게 바이루 총리의 설명이다.
바이루 총리는 이에 지난달 15일 국방 예산을 제외한 정부 지출 동결과 법정 공휴일 이틀 폐지 등 긴축 재정안의 큰 틀을 공개했다.
이 중 공휴일 폐지에 대한 여론 반발이 특히 거세자 바이루 총리는 이날 "나는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 이 뜻을 열 번도 더 말했다"며 "이 조치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루 총리는 내달 1일부터 각 정당 지도자를 만나 정부 지지를 설득할 예정이다. 다만 일부 좌파 정당은 바이루 총리와 면담조차 거부했다.
바이루 총리는 "프랑스 국민과 그들을 대표하는 이들의 최소한의 동의가 없다면, 어떤 용기 있는 정책도 불가능하다"며 "나는 다음 주에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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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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