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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규 악착같이 했는데…" 안타까운 부상, 삼성 대형 악재에도 에이스 휴식을 주다니

OSEN

2025.08.3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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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은정 기자] 삼성 박승규. 2025.08.27 /cej@osen.co.kr

[OSEN=조은정 기자] 삼성 박승규. 2025.08.27 /[email protected]


[OSEN=박준형 기자] 삼성 아리엘 후라도 2025.08.07 / soul1014@osen.co.kr

[OSEN=박준형 기자] 삼성 아리엘 후라도 2025.08.07 / [email protected]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승규(25)가 잠재력이 터진 시기에 불의의 사구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승규의 활약 속에 5강 싸움 힘을 받던 삼성에도 대형 악재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삼성은 서두르지 않고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29)에게 휴식을 주는 결단을 내렸다. 

삼성은 지난 3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박승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 전날(30일) 한화전 사구 부상 때문이었다.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선 박승규는 한화 투수 정우주의 5구째 시속 151km 직구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맞았다. 피할 틈도 없이 빠르게 날아든 공이었고, 통증을 호소한 박승규는 대주자 홍현빈으로 교체됐다. 

대전 지역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엄지 분쇄골절 소견이 나왔다. 1일 대구 소재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술을 받은 뒤 정확한 재활 기간 및 복귀 시기를 알 수 있지만 시즌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시즌 아웃이 유력한 분위기. 

박진만 삼성 감독은 31일 한화전을 앞두고 박승규의 부상 이탈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열심히 뛰어다니고, 악착같이 했다. 우리 라인업을 보면 좌타자가 많은데 우타자로서 (박)승규가 해준 역할이 컸다. 수비도, 베이스 러닝도 악바리처럼 열심히 해줬는데 본인이 제일 아쉬울 것이다. 팀으로서도 큰 손실이다”고 말했다. 

경기고 출신으로 2019년 2차 9라운드 전체 82순위로 하위 순번에 삼성 지명을 받은 우투우타 외야수 박승규는 빼어난 수비력으로 존재를 알렸다. 박해민(LG)의 후계자로 주목받으며 데뷔 첫 4년간 1군 백업으로 경험을 쌓은 뒤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6월에 전역했지만 허리 통증으로 1~2군 모두 한 경기도 뛰지 못하며 시즌 전체를 결장했다. 긴 시간 재활에 전념했고, 그 여파로 올해는 육성선수로 시작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빠르게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지난 5월23일 1군 콜업 후 잠재력 터뜨리기 시작했다. 

[OSEN=이석우 기자] 삼성 박승규. 2025.08.21 / foto0307@osen.co.kr

[OSEN=이석우 기자] 삼성 박승규. 2025.08.21 / [email protected]


올 시즌 64경기 타율 2할8푼7리(174타수 50안타) 6홈런 14타점 OPS .797을 기록했다. 장기인 외야 수비는 물론 타격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 7월29일 대전 한화전에선 우측 8m 높이 몬스터월을 밀어서 넘기는 파워 툴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14경기에서도 타율 2할7푼8리(54타수 15안타) 3홈런 5타점 OPS .872로 활약하며 삼성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14일까지 5위 KIA에 5경기차 뒤진 8위로 가을야구가 멀어지는가 싶었던 삼성은 이후 15경기 12승2패1무(승률 .857)로 급반등하며 3~4위 SSG, 롯데에 승차 없는 5위로 5강 싸움 한복판에 섰다. 

박진만 감독의 말대로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성윤, 김영웅, 김지찬 등 좌타자들이 중심을 이루는 삼성 타선에서 우타자 박승규는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맞춰주는 카드였다. 그러나 불의의 사구 부상으로 1번 타자 자리를 굳혀가던 시기에 시즌을 접을 위기에 놓였다. 5강 싸움 중인 삼성 팀으로서도 크나큰 악재이지만 박승규 개인이 느낄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박진만 감독도 박승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박진만 감독은 “그동안 열심히 잘해줬는데 나도 아쉽다. 가슴 아픈 부상을 당했고, 마음이 무거울 텐데 편하게 치료에 전념하라는 얘기를 해줬다. 해줄 수 있는 말이 위로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다행인 게 손이 아물면 던질 때만 불편함이 있는 정도라고 한다”고 희망을 찾았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 삼성 박진만 감독이 9회 실책을 저지른 박승규를 격려하고 있다. 2025.05.30 /jpnews@osen.co.kr

[OSEN=잠실, 지형준 기자] 삼성 박진만 감독이 9회 실책을 저지른 박승규를 격려하고 있다. 2025.05.30 /[email protected]


박승규와 함께 1선발 후라도도 이날 같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이 아닌 휴식 차원의 말소.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가 그동안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한 번 쉬어가는 타이밍이 됐다. 우리가 또 마지막 스퍼트를 하기 위해선 지금 관리해줘야 한다”며 “현장에선 한 번이라도 더 1선발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쉬고 나면 후라도가 그만큼 더 잘 던질 거라는 믿음이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후라도가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 후라도가 평균적으로 봤을 때 7이닝씩 던지면서 팀을 위해 희생했다.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본인도 좋게 생각할 것이다”고 밝혔다. 

KBO리그 최고 이닝이터인 후라도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리그 최다 171⅓이닝을 소화했다. 6월 중순에도 엔트리에서 빠져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었지만 평균 7이닝에 가깝게 꾸준히 던졌고, 이 부문 2위 코디 폰세(한화·157⅔이닝)와도 큰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막판 5강 싸움은 물론 가을야구를 생각해서라도 조금 더 힘있는 후라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결정이다. 5강 싸움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박승규의 부상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 터진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31일 한화전도 5-3으로 재역전승한 삼성은 8월 월간 성적 2위(15승11패1무 승률 .577)로 마쳤다. 3~4위 SSG, 롯데에 승차 없는 5위인 삼성은 3위까지 넘볼 수 있는 분위기에서 길게 내다보고 후라도에게 휴식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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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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