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 환영 만찬의 VIP 테이블에 앉은 니콜라이 루카셴코(21)를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지난해 SCO 정식 회원국이 된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71) 대통령의 3남인 니콜라이는 10년전 승전 70주년 천안문 열병식에 참석했다.
벨라루스의 ‘왕자’ 니콜라이의 등장에 중국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오는 3일 천안문 망루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월 4일 시 주석의 관저인 중난하이에서 이례적으로 시 주석의 외동딸인 시밍쩌(習明澤·33)가 배석한 가족 만찬을 대접받았다고 벨라루스 제1부총리가 방송에서 공개한 바 있다.
이미 중국 SNS에는 김주애의 방중 전망이 등장했다. 위챗 계정 ‘상식전달실’은 지난달 31일, 4월 25일 남포조선소에서 거행된 최현함 진수식에 김여정이 아들·딸과 박정천·김덕훈·조춘용 등 고위간부가 손자·손녀와 함께 전용 열차에서 내리는 조선중앙방송 화면을 재조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사랑하는 딸’을 매우 총애하기 때문에 베이징 행사에 딸을 데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북한 전문 블로거인 린하이둥(林海東)은 앞서 최현함 진수식을 분석하면서 “북한의 고위관리가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김정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라며 “앞선 30년은 아버지를 보고 아들을 공경하고, 뒤 30년은 아들을 보고 아버지를 공경한다”는 북한식 세습 메커니즘을 지적했다.
천안문에 오를 김정은의 의상도 관전 포인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싱가포르와 하노이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에 모두 양복이 아닌 중국식 중산복을 입고 등장했다. 1959년 10월 1일 천안문에 올랐던 김일성과 같이 개방을 상징하는 양복 차림에 넥타이를 맬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짙은 회색 중산복으로 양복 차림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차별화할 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탄 1호 열차는 오늘 중으로 압록강 북중우의교를 건널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북·중 관계를 담당하는 류젠차오(劉建超)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이 관례에 따른 단둥역에서 열릴 환영식에 참석할지 여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낙마설이 나오는 류 부장은 지난 7월 31일 알제리 방문 이후 공개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베이징 공안국은 김 위원장의 베이징 도착에 대비한 준비에 나섰다. 9·3 열병식이 열리는 천안문 일대 외에도 김 위원장의 1호 열차가 도착할 베이징 역 주위에서 일방통행을 시행한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단둥의 모든 호텔은 외국인의 숙박을 금지했고,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의 예매도 1일부터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