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의 알래스카 회담은 호평…"평화 가져오는 길 열어"
SCO 역할론 강조…"유럽과 북미 중심 세계 질서 대체"
푸틴, SCO 정상회의서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 개입 때문"
트럼프와의 알래스카 회담은 호평…"평화 가져오는 길 열어"
SCO 역할론 강조…"유럽과 북미 중심 세계 질서 대체"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으로 '서방의 개입'을 지목하며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만 위기(전쟁)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러시아 타스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위기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서방이 주도한 쿠데타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합의가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이뤄지려면, 위기의 근본이 제거돼야 한다"면서 "안보 분야에서 공정한 균형이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키려는 시도는 러시아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도 언급하며, 이 회담에서 도달한 이해관계가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유럽과 북미에 초점을 맞춘 세계 질서가 '진정한 공정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면서 SCO의 역할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SCO가 유라시아 전역의 협력과 상호 신뢰 분위기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안정, 안보, 평화 발전 시스템 형성을 위한 정치·사회·경제적 조건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촉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시스템은 시대에 뒤떨어진 유럽 중심주의 모델을 대체하고, 진정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능한 많은 국가의 이익을 고려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의 안보를 희생시키며 국가 안보를 보장하려는 시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오는 11월 모스크바에서 SCO 회원국 정부수반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SCO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과 관련한 구체적 이행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날 개막한 SCO 정상회의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협의체로, 푸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주로 반(反)서방 성향의 20여개국 지도자와 국제기구 관계자 10명이 참석했다.
SCO는 중국이 미국 등에 맞서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어 브릭스(BRICS)와 함께 '미국 견제 연대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에 앞서 연설을 통해 "올바른 2차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중앙TV(CCTV)와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일 모디 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 등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모디 총리와는 12월 인도 방문을 논의하고, 에르도안 대통령과는 중동·아프리카·남코카서스 지역 정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밝힌 바 있다.
이밖에 페제시키안 대통령과는 이란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양자 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다른 국가 원수들과 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이에 앞서 타스통신에 "푸틴 대통령의 일정에 다른 회담과 대화가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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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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