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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짠물 소비’…가구 먹거리 지출 9년 내 가장 적어

중앙일보

2025.08.31 23:19 2025.08.3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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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의 영향으로 식료품ㆍ음료 등 먹거리 소비(실질 소비지출)가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었다. 폭염ㆍ폭우 등 이상기후와 가공식품 가격 인상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서울 종로구 한 가성비 식당으로 손님이 들어서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가구 먹거리 실질지출은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금액이었다. 연합뉴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의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소비지출(명목)은 월평균 42만27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8%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34만1100원으로 1년 전보다 1% 감소했다. 2016년 2분기(33만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실질 소비지출이 줄었다는 건 물가가 올라 먹거리에 나간 돈(명목 지출)은 늘었지만, 실제 소비 규모는 감소했다는 뜻이다.

배경으로는 고물가가 첫손에 꼽힌다. 2분기 식료품ㆍ비주류음료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1%)을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연말 큰 폭으로 올랐던 환율이 수입 원자재 가격에 반영되며 식품기업들이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한 결과다.

고물가 누적 등에 따라 먹거리 실질지출은 2023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1.8% 늘며 반등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증가율이 0.4%로 위축된 후 2분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비싸진 가공식품 등 식료품 가격에 소비자들이 값싼 상품을 찾아 소비하는 ‘짠물 소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식비 지출도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2분기 가구 식사비 실질지출은 35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었다. 1분기 0.4% 줄어든 뒤 다시 증가했지만 아직 둔화 흐름에서 벗어나진 못한 모습이다.

먹거리 물가는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여름철 폭염 등 이상 기후로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이 훌쩍 뛴 결과다. 지난 7월 식료품ㆍ비주류음료 품목 물가 상승률은 3.5%를 기록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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