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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통일교 국민의힘 집단 입당, 요청자는 김건희였다"

중앙일보

2025.08.31 23:28 2025.09.0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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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측에 집단 당원 가입을 요청한 당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일교가 이런 지원을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 각종 현안을 청탁하고, ‘정교일치’ 이념 실현을 꾀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가 1일 입수한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공소장에 따르면, 한학자 총재는 2019년부터 국가 운영에 자신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통일교는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캄보디아 메콩피스파크 사업, DMZ 평화공원 설치 등 사업을 추진했다.

윤씨는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를 적임자로 지목했다. 그는 권성동 의원에게 통일교 정책을 국가 정책으로 반영해 달라며 1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2월 권 의원이 한 총재를 직접 만나 통일교의 지원 의사를 확인했고, 대선 직전에는 윤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해 국제적 지지를 연출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통일교의 영향력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특히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간 유착이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공소장에는 김 여사가 2022년 11월 전씨를 통해 윤씨에게 국민의힘 전당대회 집단 입당을 요청한 정황이 적시됐다.

윤씨는 대선 직전 전씨를 통해 김 여사와 연결됐으며, 김 여사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를 통해 윤씨가 권성동 의원 라인과 김 여사·전성배 라인이라는 ‘투트랙’ 소통 창구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윤씨가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샤넬백 등 선물을 건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집단 입당 요청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의 유착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향후 김 여사의 역할과 영향력이 본격적인 수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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