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초청받은 '플라잉타이거스' 후손…"미중협력 상징"
"미국과 갈등 속에서도 플라잉 타이거스에 대한 유대감은 유지"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중 협력의 상징이었던 '플라잉 타이거스'의 창설자 클레어 셔놀트의 후손이 초청받으면서 미 언론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전승절 열병식에 초청받은 몇 안 되는 미국인 가운데 셔놀트의 딸과 손녀가 포함됐다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플라잉 타이거스는 중일전쟁 당시인 1941∼1942년 미국이 비밀리에 당시 국민당이 집권하고 있던 중국에 파견한 비행 전대로, 중국에서는 '비호대'(飛虎隊)로 불리며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전쟁 기간 중 일본군 전투기를 497대 격추하면서 손실은 73대에 그치는 등 맹활약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빨을 드러낸 상어 입 모양 도색으로 유명한 플라잉 타이거스는 당시 국민당을 이끌던 장제스가 공군 창설을 위해 고용한 퇴역 미군 장교 클레어 셔놀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셔놀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행정부 내 인맥과 넉넉한 예산을 동원해 원래 영국으로 보낼 예정이었던 '커티스 P-40B' 전투기 100대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 전투기에는 현대식 조준경이 장착돼 있지 않은 등 장비 상태가 열악했다.
부대에 들어온 조종사들의 수준도 최고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형 폭격기의 파일럿도 있었지만, 비행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도 포함됐다.
모험을 위해 지원한 사람들과 높은 대우에 솔깃해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참여한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당시 조종사들에 대우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월 급여 1만6천725달러(약 2천300만원)에 연가 30일, 주택 제공, 월 식대 700달러(약 100만원)에 해당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군 전투기 1대를 격추할 때마다 1만1천 달러(약 1천500만원)를 추가로 지급했다.
이들은 혹독한 훈련을 거쳐 버마 랑군(현 미얀마 양곤)과 태국 등에 배치돼 일본군 전투기를 수없이 격추했다.
이후 일본이 1941년 12월 미국 영토인 진주만의 펄 하버를 공격해 미국이 정식으로 참전하자 셔놀트는 미군 준장이 되고 플라잉 타이거스는 미군에 통합되면서 해체됐다.
CNN은 최근 미국과의 갈등 상황 속에서도 플라잉 타이거스에 대한 중국인들의 유대감은 빛이 바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플라잉 타이거스 관련 전시물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만 중국 내에 6곳이 운영 중이고, 영화나 만화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셔놀트가 지휘한 동굴 사령부가 위치했던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시에는 플라잉타이거 유지공원(遺址公園)도 마련됐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플라잉 타이거스 추모 페이지에 "중국은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과 미국인들의 기여와 헌신을 언제나 기억한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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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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