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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북미 ESS 시장뿐...K배터리 무기는 ‘각형 LFP’

중앙일보

2025.09.0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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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재생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 참가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시 부스 조감도.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맞은 K배터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며 북미 공략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경쟁적으로 지어온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고, 중저가 신제품을 내놓으며 속도전을 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장벽을 높이면서 미국 시장을 두고 K배터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재생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용 신제품을 공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첫 각형 폼팩터(형태)인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각형은 파우치형보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안전하단 평가를 받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각형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해 ESS 시장을 공략하겠단 전략이다.
오는 8~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재생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 참가하는 삼성SDI의 전시장 조감도. 사진 삼성SDI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의 2.0 버전을 공개한다. 처음으로 ESS용에 LFP를 적용했다. 기존에 선보이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SK온 역시 지난달 27~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ESS용 LFP 배터리 모형을 선보였다. 또한 미국 조지아 단독 공장 ‘SK 배터리 아메리카(SKBA)’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 공장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들고, 단독 공장에서는 ESS용 생산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가 약 90%를 장악하고 있다고 본다. 대부분 안전하고 저렴한 ‘각형 LFP’다. ESS용 배터리는 전기차와 달리 에너지 밀도보다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기존에 삼원계·파우치형에 집중하던 K배터리가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위치한 SK온 배터리 제조 공장 'SKBA'(SK Battery America) 전경. 사진 SK온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K배터리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40.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관세가 58.4%로 오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테슬라로부터 약 6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계약을 따냈고, 삼성SDI와 SK온도 현지 업체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도 ESS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 설치 규모는 2023년 44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508GWh로 1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최대 7500달러)이 이달 말 조기 종료됨에 따라 캐즘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반면 ESS에 대한 세액공제는 유지됨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ESS 공략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즘으로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은 북미 ESS 시장이 유일한 돌파구”라며 “현지 생산 확대와 가성비 제품 확대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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