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한국 축구 기대주' 김민수(19, FC 안도라)가 스페인 2부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그 3경기 만에 데뷔골까지 신고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안도라는 1일(한국시간) 안도라 엔캄의 누 에스타디 엔캄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스페인 라리가2 3라운드에서 부르고스 CF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안도라는 연승을 달리며 2승 1무, 승점 7로 리그 4위에 자리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김민수의 활약이 눈부셨다. 4-3-3 포메이션의 좌측 공격수로 나선 그는 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빠르게 질주한 김민수는 박스 근처에서 다니 빌라에르모사의 패스를 받은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으로 공을 밀어넣어 안도라 데뷔골을 뽑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민수는 후반 10분 도움까지 추가했다. 그는 절묘한 힐 패스로 동료와 공을 주고받으며 수비를 벗겨낸 뒤 중앙 지역을 빠르게 돌파했다. 수비를 끌어당긴 김민수는 욕심내지 않고 옆으로 공을 내줬고, 이를 받은 마르크 도메네크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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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1도움으로 부르고스 수비를 무너뜨린 김민수는 후반 15분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그 덕분에 안도라도 2-1로 승리할 수 있었다. 후반 14분 한 골 실점하긴 했지만, 승리엔 문제가 없었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김민수는 지난 2라운드에선 레알 사라고사를 상대로 어시스트를 올리며 프로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멋진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넘어뜨린 뒤 수비 다리 사이로 패스를 찔러넣으며 빌라에르모사의 골을 만들었다.
이번엔 프로 첫 골까지 신고한 김민수.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그는 약 60분간 패스 성공률 94%(30/32), 드리블 성공 4회(4/8), 리커버리 3회, 가로채기 2회를 기록했다. 평점도 8.4점으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스페인 2부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내고 있는 김민수다. 그는 올 시즌 1부리그 지로나를 떠나 임대로 안도라에 합류하자마자 3라운드까지 1골 2도움을 터트리며 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대로라면 머지 않아 라리가에서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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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생 김민수는 오른발을 잘 사용하는 공격수다. 주 포지션은 측면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그는 광주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스페인으로 건너갔고, 2022년 지로나 19세 이하(U-19) 팀에 합류했다.
김민수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첼 산체스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덕분에 2023년 여름 1군 프리시즌에 동행했고, 친선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팬들에게 자기 이름을 알렸다. 김민수는 비록 비유럽연합(Non-EU) 쿼터 문제로 1군 콜업까지 이뤄지진 못했으나 U-19팀과 프로팀 2군 격인 B팀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스페인 현지에서 '지로나의 보석'이라는 평가까지 받은 김민수. 국내에서도 '포스트 이강인'으로 기대를 모은 그는 지난 시즌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데뷔까지 마쳤다. 지로나에 부상자가 속출하자 김민수에게도 기회가 온 것. 다만 팀이 추가로 선수를 보강하면서 Non-EU가 꽉 차는 바람에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순 없었다.
올 시즌 김민수는 프로 무대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임대를 택했다. 마침 '바르셀로나의 전설' 제라르드 피케가 그를 점찍었다. 피케는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안도라로 김민수를 데려오길 원했고, 충분한 출전 시간을 약속하면서 임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안도라에도 김민수에게도 최고의 결정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