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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LA인가 상암인가

중앙일보

2025.09.01 08:01 2025.09.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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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손흥민(33)의 소속팀 로스앤젤레스(LA)FC와 샌디에이고FC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31라운드가 열린 1일(한국시간) 미국 LA의 BMO 스타디움. 킥오프 2시간 전부터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주간(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수십㎞ 구간이 팬들 차량으로 정체를 빚었다. 경기장 내 기념품점도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손흥민의 이름이나 얼굴이 새겨진 유니폼, 티셔츠, 머플러 등을 쓸어갔다.

2만2000석 경기장은 팬들로 일찌감치 가득 찼다. 전광판에 손흥민 얼굴이 잡히자 “쏘니”(손흥민 애칭)를 외치는 팬들 함성으로 경기장은 떠나갈 듯했다. 한인은 물론, LAFC 서포터스도 태극기를 흔들며 손흥민을 응원했다. 태극기 물결 덕분에 한국에서 열린 A매치(국가대항전) 같은 분위기였다.

손흥민의 LAFC 홈 데뷔전에서 한인 팬을 비롯한 서포터들이 태극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한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선전했지만, LAFC는 샌디에이고FC에 1-2로 졌다. [AFP=연합뉴스]
LA가 들썩인 건 이 날 경기가 손흥민의 LAFC 홈 데뷔전이라서다. 지난 10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지난달 7일 MLS 역대 최고 이적료(2650만 달러·약 368억원)에 LAFC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이후 원정경기만 세 차례 치렀다. 지난달 10일 시카고 파이어전(2-2무)에 교체로 나와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2-0승)에선 첫 공격포인트(도움)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댈러스전(1-1무)에선 프리킥으로 첫 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LAFC 홈 데뷔전에서 한인 팬을 비롯한 서포터들이 태극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한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선전했지만, LAFC는 샌디에이고FC에 1-2로 졌다. [AFP=연합뉴스]
손흥민은 이날 샌디에이고전에서는 침묵했다. 1-1로 맞선 전반 45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전매 특허인 왼발 감아치기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는데, 상대 골키퍼 손끝에 막혔다. LAFC가 1-2로 뒤진 후반 33분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다시 한번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는데, 이번엔 오른쪽 골대를 맞히는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LAFC는 결국 1-2로 역전패했다. 최근 3경기(1승2무) 연속 무패행진도 마감했다. 순위는 서부 콘퍼런스 5위(승점 41)를 지켰다. 비록 2경기 연속골에는 실패했지만, 손흥민의 그라운드 안팎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손흥민의 LAFC 홈 데뷔전에서 한인 팬을 비롯한 서포터들이 태극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한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선전했지만, LAFC는 샌디에이고FC에 1-2로 졌다. [AFP=연합뉴스]
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과 소파스코어 모두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7.6점을 줬다. 현지 중계진은 “이곳 경기장은 ‘손흥민 파티’라고 부를 만큼 뜨거운 분위기”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손흥민은 “팬들의 성원과 응원을 단 한 번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오늘도 제가 좀 더 특별한 선수라고 느끼게 해주셨다. (팬들이) 태극기도 들고 오고 제 유니폼도 입고 와 주셔서 애국심이 가득 찼다”고 말했다. 또 “정말 집처럼 느껴졌다. 홈에서 다시 경기하는 게 정말 기대된다”며 “(입단 후) 지난 3주는 정말 정신없이 바빴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완전히 준비돼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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