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와 김하성은 1년도 함께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난 9월, 깜짝 웨이버로 이별 통보를 했다. 탬파베이는 많은 생각 끝에 김하성을 내보냈다.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2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웨이버로 공시했고,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클레임을 걸면서 김하성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김하성은 공식적인 애틀랜타 선수다.
다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김하성은 올 겨울,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을 받았지만 탬파베이는 유격수 문제를 해소하고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가 콜업되어 올라오기 직전, 그 역할을 해줄 선수로 김하성을 낙점했다. 구단 역사상 5번째로 규모가 큰 FA 계약이었고 타자로는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올해는 1300만 달러 연봉을 받는데 이는 구단 최고 연봉이었다. 1년 후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해 FA 재수를 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내년 보장 연봉은 160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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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하성은 7월 5일에서야 데뷔전을 치렀다. 어깨 수술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햄스트링, 종아리 경련, 허리 부상 등으로 부상자 명단에 수시로 들락날락했다. 결국 탬파베이는 더 이상 김하성과 함께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현 시점에서 김하성은 옵트아웃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내년 1600만 달러 연봉은 탬파베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결국 김하성에게 지불해야 할 약 200만 달러의 올해 잔여 연봉과 내년 연봉을 털어냈다.
‘MLB.com’은 ‘탬파베이는 7개월 전, 김하성과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큰 FA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이 어깨 수술에서 회복해 타선을 강화하고 내야 수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라며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들의 연락을 받았지만 지켰다. 김하성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김하성과 짧고 실망스러운 동행은 끝났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단 24경기 만 소화했고 타율 2할1푼4리(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6도루 OPS .61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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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니엔더 탬파베이 사장은 ‘MLB.com’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니엔더 사장은 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현재 우리 순위를 생각할 때 카슨(윌리엄스)에게 향후 한 달 동안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했다. 동시에 김하성에게도 남은 시즌 동안 꾸준히 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김하성을 웨이버 공시한 배경 중 하나를 설명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의 경험치를 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윌리엄스는 ‘MLB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 전체 47위, 팀 내 1위를 기록한 재목이었다. 마이너리그 수행 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 8월 22일 빅리그로 콜업됐다.
콜업 이후 8경기 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타율 2할5푼(28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 1도루 OPS .72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나름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적응을 해 나가고 있다. 김하성도 부상으로 온전히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팀 내 최고 유망주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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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탬파베이의 성적도 김하성 웨이버에 고려된 요인 중 하나였다. 니엔더 사장은 “우리가 지금보다 5할에서 10경기 이상 더 이겼더라면 김하성을 웨이버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밀고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 팀은 그렇지 않다”며 “지금 5할에서 2경기 뒤져있고 거기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치 뿐만 아니라 최근 몇몇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이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현재 67승 69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1경기 차이, 그리고 와일드카드 순위권과도 5.5경기 차이다. ‘팬그래프’에 의하면 현재 탬파베이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7%에 불과하다.
니엔더 사장은 “계속해서 싸우고 나가면서 최고의 야구를 펼치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2026년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 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올 시즌 포기를 선언하고 2026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캐시 감독은 “카슨에게 30경기를 더 뛰게 되면서 빅리그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봐 빠르지만 우리는 그의 재능을 알고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