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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착순" 가짜 반박에 억울.. 소년 모자 강탈 CEO "극히 잘못된 판단" 공식 사과

OSEN

2025.09.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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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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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 '인터넷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자' 피오트르 슈체렉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폴란드 기업 드로그브룩 최고경영자(CEO)인 슈체렉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역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단식 2회전이 끝난 후 카밀 마흐작(폴란드)의 사인 모자를 어린 팬에게서 강탈하는 장면이 포착돼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마흐작이 관중석에 있던 한 어린 팬에게 모자를 건넸다. 하지만 옆자리에 있던 성인 남성이 팔을 뻗어 순식간에 이 모자를 가로채 가방에 넣은 것이다. 마흐작은 이를 알지 못한 상황에서 사인을 하는 데 열중이었다.

이 장면은 현장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당황한 어린 소년이 이 남성에게 '뭐 하는 거야'라며 항의했지만 이 남자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무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분노한 일부 네티즌들은 소년의 모자를 빼앗은 이 남성이 폴란드에서 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CEO란 사실을 알아내 공개했다. 결국 슈체렉은 자국민조차 등을 돌리게 만들 정도로 '인터넷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자'라는 오명을 얻었다. 

신원이 밝혀진 슈체렉은 2일 자신의 SNS와 드로그브룩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슈체렉은 "저는 어린 소년과 그의 가족, 모든 팬들, 그리고 선수에게 명확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진] 피오트르 슈체렉

[사진] 피오트르 슈체렉


이어 "저는 저의 극히 잘못된 판단과 상처를 준 행동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어린 팬으로부터 소중한 기념품을 빼앗을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순간의 열기와 승리의 기쁨에 휩싸였고, 마흐작이 제 아들들에게 주기 위해 모자를 건넸다고 착각했다. 제 아들들은 이전에 이미 사인을 요청했었다"면서 "하지만 제가 무엇을 믿었든, 제가 취한 행동은 어린 소년을 상처 입히고 팬들을 실망시켰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슈체렉은 "저는 모자를 다시 소년에게 돌려보냈고 그의 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면서 "최소한 어느 정도는 제가 끼친 피해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사과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드로그브룩은 조경, 콘크리트 업체로 알려졌다. 이 사업으로 성공하며 억만장자가 된 슈체렉은 아내 안나와 두 아들(10살, 12살)이 있으며 '백만장자 마을'로 불리는 폴란드 고급 주택단지에 살고 있다. 

슈체렉의 집은 200만 즈워티(약 7억 6000만 원) 이상 가치를 지닌 현대식 빌라로, 개인 호수와 테니스 코트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는 프로 선수들과도 자주 경기를 즐기며, 직접 소유한 테니스 프로 클럽도 운영 중이다. 

또 슈체렉은 자국 테니스협회 후원을 하고 있고 은퇴한 우르술라 라드반스카와도 친분을 맺고 있다. 그는 과거 "철인 3종 대회 도전이 목표"라고 밝히는 등 스포츠 열정을 강조했으나, 자국 정치인으로부터 "폴란드 기업인들의 이미지 손실"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슈체렉은 "수년 동안 제 아내와 저는 어린이와 청소년 운동선수들을 지원해 왔지만, 이번 사건은 단 한 순간의 부주의가 수년간의 노력과 지원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겸손의 교훈이었다"고 수긍했다.

또 "앞으로 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폭력과 증오에 맞서는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저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슈체렉은 "분명히 밝힐 것은 저도, 제 아내도, 제 아들들도 이번 상황에 대해 SNS나 다른 어떤 플랫폼에서도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법률 회사를 선임한 적도 없다. 온라인에 우리 가족 명의로 떠도는 모든 성명은 거짓이며, 우리나 우리 대리인이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터넷에는 슈체렉이 한 가짜 성명이 나돌았다. 거기에는 "최근 사건은 온라인에서 지나치게 큰 소란을 일으켰다. 모두 그 유명한 모자 때문이다. 맞다. 내가 가져갔다"면서 "맞다. 빨리 잡았다. 하지만 항상 말했듯이 인생은 '선착순'이다"라고 적혀 있어 더욱 큰 네티즌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제발, 모자 하나로 전 세계적 스캔들을 만들지는 말자. 그건 그냥 모자일 뿐이다. 당신이 더 빨랐다면 당신이 가졌을 것"이라며 "온라인에서의 증오 발언과 공인 모욕은 법적 책임이 따른다. 모든 공격적 댓글, 모함은 법적 대응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여 더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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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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