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오현규(24, KRC 헹크)의 분데스리가 도전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메디컬이었지만, 현지에서는 '무릎이 아니라 돈 때문'이라는 시각이 더 강하다.
벨기에 'HBVL'은 2일(한국시간) "KRC 헹크와 VfB 슈투트가르트가 구단 역대 최고액 이적료에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협상이 무산됐다. 공식적으로는 메디컬 테스트가 문제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금전적 이유가 더 컸다"라고 전했다.
앞서 헹크와 슈투트가르트는 2,800만 유로(약 457억 원)에 오현규 이적 합의를 마쳤다. 헹크 입장에서는 역대 최고 이적료였고, 선수 본인도 분데스리가 무대 진출을 간절히 원했다. 지난주 리그 경기 후 팬들과 작별 인사까지 나눌 만큼 분위기는 성사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상황은 돌변했다. 슈투트가르트는 2017년 발생했던 과거 십자인대 부상을 문제 삼으며 조건을 재협상하려 했다. 겉으로는 메디컬 이슈였지만, 실제로는 이적료를 낮추거나 임대 쪽으로 틀어 협상 우위를 잡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현지의 해석이다.
헹크는 이에 단호히 "NO"를 외쳤다. 헹크 자체 메디컬에서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 1년간 오현규는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왔다. 실제로 그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와 문제 없이 A매치를 소화하기도 했다.
결국 구두 합의는 하루 만에 무너졌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헹크는 "원칙적으로 합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견해차로 협상이 결렬됐다"라며 짤막한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슈투트가르트가 가격을 깎으려다 거래가 깨졌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결국 오현규는 잔류한다. 헹크는 성명에서 "이적이 무산되면서 오현규는 다시 팀에 합류한다. 이번 이적 시장은 우리가 처음 구상한 대로 마무리됐다"라고 밝혔다. 헹크는 이미 톨루 아로코다레를 구단 최고액으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보냈고, 유망주 유세프 에라비를 영입해 공격진 보강을 마친 상태다.
갑작스럽게 기회가 닫힌 오현규는 당분간 헹크에서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내주에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미국·멕시코와의 평가전에 나선 뒤, 다시 헹크 스쿼드로 복귀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협상 결렬은 '무릎'이 아닌 '돈' 문제였다. 기대했던 분데스리가 진출은 불발됐지만, 오현규는 다시 헹크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