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주사위를 던졌다. 성공하면 천재적인 영입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도 한참 지난 9월, 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의 충격적인 웨이버 공시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김하성의 새로운 소속팀으로 결정됐다.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2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웨이버로 공시했고,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클레임을 걸면서 김하성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한 김하성은 올 겨울,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올해 1300만 달러 연봉을 받는데 이는 구단 최고 연봉이었다. 1년 후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해 FA 재수를 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내년 보장 연봉은 1600만 달러다.
지난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을 받았지만 구단 역사상 5번째로 규모가 큰 FA 계약이었고 타자로는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김하성에게 내야진을 맡겼다.
하지만 김하성은 7월 5일에서야 데뷔전을 치렀다. 어깨 수술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햄스트링, 종아리 경련, 허리 부상 등으로 부상자 명단에 수시로 들락날락했다. 67승 69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탬파베이는 2026년을 준비한다.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하성에게 남은 200만 달러의 올 시즌 잔여 연봉, 그리고 내년 1600만 달러의 연봉을 부담하지 않는 방향을 택했다. 현 시점에서 김하성의 옵트아웃 가능성은 낮다.
‘MLB.com’은 ‘탬파베이는 7개월 전, 김하성과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큰 FA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이 어깨 수술에서 회복해 타선을 강화하고 내야 수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라며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들의 연락을 받았지만 지켰다. 김하성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김하성과 짧고 실망스러운 동행은 끝났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단 24경기 만 소화했고 타율 2할1푼4리(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6도루 OPS .611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새로운 소속팀인 애틀랜타 역시, 올해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힘들다. 62승 76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단골 멤버였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최근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야수진 멤버는 가히 올스타급이다. 메이저리그 대표 재능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비롯해 맷 올슨(1루수) 마르셀 오즈나(지명타자) 마이클 해리스 2세(외야수), 오스틴 라일리(3루수), 션 머피(포수) 등 강팀이다. 하지만 올해 크리스 세일만 건재했을 뿐 투수진이 무너졌다.
다만 유격수 포지션은 취약하다. 닉 앨런이 주전 유격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 특화된 자원이다. 127경기 타율 2할2푼1리(357타수 79안타) 홈런 없이 21타점 31득점 OPS .534에 그치고 있다. 올해 애틀랜타의 유격수 포지션 WAR(0.1), OPS(.524)는 모두 리그 꼴찌다.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보강은 분명히 필요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올 시즌 닉 앨런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로 했던 부분이다. 김하성은 2루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3루수로도 64경기 선발 출장 경험이 있지만 유격수가 최적의 포지션이다’고 전했다. 올해 잔여시즌 김하성을 확인하고 내년 1600만 달러 연봉을 부담하면서 모험을 걸어보겠다는 의지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이 2026년 주전 유격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무리한 생각이 아니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앞으로 한 달 동안 면밀하게 살필 예정이다. 2023년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는데 2루수로 뛰면서도 유격수와 3루수로도 상당한 시간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소식을 전하는 ’Sports Talk ATL’은 ‘앨런은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있지만 수비 전문 요원으로 기용될 선수지 매일 선발로 나와야 할 선수는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영입이 애틀랜타에 도박인 이유는 내년 1600만 달러 선수 옵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는 이를 거의 확실하게 행사할 것이고 올해 탬파베이에서 거의 기여하지 못한 선수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김하성이 활약한다면 천재적인 영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내년 30세가 되며 WAR 5 이상을 기록한 시즌을 여러차례 경험했다’며 ‘수비에서도 엘리트 능력을 갖췄고 건강하면 평균 이상의 공격력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건강을 유지한다는 게 큰 전제지만 이번 영입은 애틀랜타에 엄청난 전력 보강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