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39일간 이어진 긴 대치 끝에 알렉산데르 이삭(25)의 리버풀 이적이 마침내 성사됐다. 이적료는 1억 2,500만 파운드(약 2,360억 원)로 영국 축구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깨진 약속, 태업, 그리고 구단 내부의 불신이 얽혀 있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일(한국시간)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삭을 정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판매 조건만 충족된다면 그는 항상 팔릴 선수였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선수단 내부에서도 그가 떠날 것이라는 분위기는 익숙한 일이었다. 시즌 종료 후 이삭은 에디 하우 감독과 구단 측에 이적 의사를 직접 전달했고, 구단은 곧바로 페드루, 리암 델랍, 위고 에키티케, 벤야민 세슈코, 그리고 닉 볼테마데까지 대체자를 물색했다.
협상의 핵심은 가격이었다. 뉴캐슬은 1억 5천만 파운드(약 2,831억 원) 요구설을 흘리며 기준점을 높였지만, 실제로는 1억 3천만 파운드(약 2,453억 원) 안팎에서 합의할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리버풀이 지불한 1억 2,500만 파운드는 기록적이면서도 뉴캐슬이 현실적으로 회수 가능한 금액과 일치했다. 구단 내부에서는 '안도감이 돌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적이 불가피했던 이유는 재정적 상황도 있었다. 뉴캐슬은 여름 동안 볼테마데 영입 등으로 이미 2억 파운드(약 3,775억 원) 가까이 지출했고, PSR 규정을 맞추기 위해선 대형 매각이 필요했다. 게다가 이삭 본인은 구단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렸다.
이삭은 태업으로 훈련장을 떠났고, 한 달 넘게 자택에 머물며 구단과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도 분노했다. 한 고참은 팀 미팅 도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였다.
막판까지 이삭을 잡으려는 시도는 있었다. 데일리 메일은 "구단 공동 구단주 제이미 루벤과 PIF 대표단이 그의 집을 직접 찾아갔지만, 이삭은 '상징적으로' 문을 닫아버렸다. 그날 저녁 리버풀이 세인트 제임스 파크 원정에서 승리한 뒤,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이삭의 에이전트 블라도 레믹이 중재에 나서면서 결국 합의가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가의 배경에는 구단 운영진 교체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구단주 아만다 스테이블리와 논의됐던 새 계약 약속이 폴 미첼 단장 부임 후 철회되자, 이삭은 더 이상 남을 의지를 잃었다. 지난 시즌 27골을 넣으며 팀을 이끌었던 주전 공격수였지만, 여름이 시작되자 그는 더 이상 구단의 말을 믿지 않았다.
뉴캐슬 팬들에게는 씁쓸한 기억만 남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슈퍼 재능'으로 불리며 팀의 미래를 책임질 것 같던 공격수가 결국은 불신과 태업 끝에 떠났기 때문이다. 데일리 메일은 "그는 팬들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에서 지워져 버렸다"라고 표현했다.
결국 39일간의 대치와 공개 파업, 그리고 양측의 신뢰 붕괴 속에서 이삭은 떠났고, 리버풀은 영국 축구 역사상 가장 값비싼 공격수를 품게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