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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드론의 두얼굴…적 드론 두렵지만 '보급 생명줄'

연합뉴스

2025.09.0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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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적 드론, 병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소리 드론으로 참호 보급품 전달…탄약·음식에 생일 초콜릿도
우크라전 드론의 두얼굴…적 드론 두렵지만 '보급 생명줄'
'저승사자' 적 드론, 병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소리
드론으로 참호 보급품 전달…탄약·음식에 생일 초콜릿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윙! 위이잉∼".
벌 떼 소리를 연상케 하는 이 소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군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소리다. 적군의 드론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드론이 저승사자는 아니다. 어떤 드론은 극한의 상황에 부닥친 군인들을 구해줄 동아줄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하늘에서 내려온 보르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돕는 '착한 드론'을 소개했다.
보르시는 비트 뿌리로 만든 걸쭉한 영양 수프로, 우크라이나인에게 우리나라의 김치 같은 국민 음식이다.
WP가 이 기사에서 소개한 한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는 8월 어느 날, 최전선 참호에 고립된 병사들에게 약 18㎏ 무게의 보급품 꾸러미를 투하했다.
꼼꼼히 포장된 꾸러미에는 탄약, 담배, 허브차부터 보르시, 양배추 롤, 구운 닭고기 등 고향의 음식도 담겨 있었다.
이 부대는 심지어 생일날 초콜릿을 받고 싶다는 한 병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스니커즈 초콜릿바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한 드론 보급 작전은 생존에 필요한 물품 전달뿐만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단순한 정찰 장비를 넘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탄약이 바닥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저렴한 데다 단기간 대량생산이 가능한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군도 똑같이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양쪽은 노출된 상태에서 병력을 이동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이번 전쟁은 갈수록 제1차 세계대전과 유사한 참호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드론의 끊임없는 감시 탓에 지상 병력은 보급로가 끊긴 채 최전방 참호 속에서 장기간 고립되기 일쑤다.
WP는 "참호 속 병사들은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러시아군에게 발각되지 않고 몇 주 동안 생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목표는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후퇴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론은 최전방 참호에 고립된 병사들에게 식량, 물, 탄약, 의약품을 전달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고 있다.
다만 드론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최전방 참호의 위치가 발각될 위험이 있기에 이러한 작전은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드론 부대는 위장된 지하 기지에서 보급품을 꼼꼼히 포장하고, 러시아군의 감시망을 피해 정확한 지점에 물건을 투하한다.
수류탄의 경우에는 신관(기폭장치)을 분리한 채 포장한다고 WP는 소개했다.
드론 보급은 병사들의 생명을 지키는 동시에, 인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과거에는 보급품을 전달하기 위해 병사들이 직접 위험한 전장을 가로질러야 했지만, 이제는 드론을 통해 안전하게 보급할 수 있게 됐다.
최전방 진지에서 38일간의 교대 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우크라이나 군인 미하일로(34)는 "우리는 (전선에) 많은 것을 가져가지 않는다. 나중에 동료들이 음식을 투하해 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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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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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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