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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법 인쇄한 약 봉투’ ‘카톡으로 응급 의료 상담’ 누가 만들었을까

중앙일보

2025.09.0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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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약 봉투를 통한 복약 안내 활성화 사업'이 정부 혁신 최초 인증을 받았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 [뉴스1]
약국에서 처방약을 조제 받으면 약 봉투에 약 성분이나 복용 방법이 인쇄되어 있다.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보지 못했던 내용이다. 누구 아이디어였을까.

서울시는 2012년 ‘제3회 좋은 정책 제안’ 공모전을 실시했다. 당시 서울시민 남상우씨는 약 봉투에 약 정보와 복용 방법을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여 서울시립병원·서울시약사회와 함께 ‘약 봉투를 통한 복약 안내 활성화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보건복지부는 약국이 투약 정보를 인쇄한 봉투를 사용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유희정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팀장은 “서울시민 제안으로 서울시가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해 약물 오남용을 예방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5 정부혁신 최초·최고 인증
기존 약 봉투(왼쪽)와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한 약 봉투. [사진 서울시]
시민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자리 잡은 약 봉투 정책은 행정안전부가 2일 선정한 ‘2025 정부혁신 최초 인증’ 사례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선정한 정부혁신 최초 인증 사례는 이외에도 3개가 더 있다.

소방청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 서비스’는 해외에 체류 중인 국민이 질병·부상에 처했을 때 전화·이메일·카카오톡으로 상담하면 전문의가 24시간 응급 의료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의료 상담을 진행한다. 소방청은 최근 7년간 2만1471건의 접수를 받아 2만932건의 응급 의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소방청의 재외국인 119 응급의료상담 서비스가 정부 역신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사진은 119응급의료 상담을 하는 인천소방본부 관계자. [사진 소방청]
광주광역시의 ‘탄소 은행’, 전라남도 신안군의 ‘공영 장례’도 정부혁신 최초 사례다. 탄소 은행은 광주광역시가 에너지 사용량 감축률에 따라 보상책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개인·상업시설의 전기·가스·수도 사용량을 줄이면, 광주은행이 탄소 포인트를 제공한다.

무연고자·저소득층 사망 시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장례를 주관하는 공영 장례는 신안군이 2007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공영 장례 문화가 확산해 현재 15개 광역지자체와 217개 기초 지자체가 공영 장례 조례를 제정했다.

공영 장례, 서울·안양 ‘최고’, 신안 ‘최초’
행정안전부는 서울시의 공영 장례 서비스를 정부혁신 최고 사례로 선정했다. [사진 서울시]
행정안전부는 같은 날 ‘정부혁신 최고 사례’ 4건도 선정했다. 특정 분야에서 가장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뽑는 행사다.

공영 장례를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는 기관은 두 군데다. 광역지자체 중에선 서울시, 기초지자체 중에선 경기도 안양시가 뽑혔다.

서울시는 서울시립승화원·서울추모공원 등에 전용 빈소를 마련하고, 365 상담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취약계층 장례를 지원하는 전문적·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안양시는 안양장례식장·메트로병원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안양 시민들로 구성한 동네 공영 장례 봉사단을 운영하는 등 내실 있게 운영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승화원·서울추모공원 등에 공영 장례 전용 빈소를 마련했다. [사진 서울시]
더불어 인공지능(AI) 기술과 쓰레기 데이터를 활용해 노후 주택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 광주시 동구, 고려인의 고국 복귀·이주·정착을 지원해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한 충북 제천시도 정부혁신 최고 사례로 꼽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혁신 최초·최고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해 국민 일상을 개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혁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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