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교육장관, '위인 묘지' 팡테옹 표어에 '성평등' 반영 제안
"역사·사회에서 여성의 중요성·위치 인정 필요"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교육장관이 프랑스 위인들이 안장된 팡테옹의 정면 표어를 남녀가 평등하도록 바꾸자는 제안을 내놨다.
엘리자베트 보른 교육장관은 1일(현지시간) RTL방송에서 팡테옹 표어 변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며 "우리 역사와 사회에서 여성의 중요성과 위치를 인정하자"고 말했다.
팡테옹은 프랑스 혁명 이전인 1764년 루이 15세의 서원에 따라 파리 도심에 건립이 시작된 신고전주의 양식 성당이다. 애초 파리의 수호성인을 기리는 성소로 건축됐으나 정치 체제의 변화에 따라 건물의 기능이 계속 바뀌었고 그에 따라 팡테옹의 표어도 여러 차례 변화를 겪었다.
현재 표어 "조국이 위대한 인물들에게 사의를 표한다"는 애초 1793년 혁명적 이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1885년 작가 빅토르 위고가 안치되고부터 국가를 빛낸 위인을 기리는 뜻으로 유지돼 왔다.
이 표어의 '인물'을 나타내는 단어로는 프랑스어에서 남녀를 구분할 때 쓰는 '옴므'(Homme·남성)가 사용됐다.
팡테옹엔 위고를 비롯해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앙드레 말로 등 남성만 안치됐었다가 1995년 폴란드계 프랑스인 과학자 마리 퀴리를 시작으로 여성 위인도 포함됐다. 현재 83명의 위인이 안치돼 있고 이 가운데 여성은 7명뿐이다.
보른 장관은 같은 인터뷰에서 "남성(Homme)이라는 단어가 인류 전체를 의미할 수 있다는 점은 잘 알지만 이 단어를 쓴 혁명가들의 의도에는 남성만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위치를 인정하고 모든 소녀에게 우리 사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충분히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체 표어에 대해 보른 장관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보른 장관의 이 주장에 정치권 일각에선 즉각 비판이 나왔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로랑 자코벨리 의원은 RMC라디오에서 이 제안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보른 장관)가 할 일이 그게 다냐. 학생의 학력이 떨어지고 학생 가방에서 무기가 발견되며 유대인 아이를 포함한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게 폭행당하는 시점에 그가 할 일이 그저 워키즘(wokeism·정치적으로 깨어있자는 주장)뿐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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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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