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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경제보좌관 대거 영입…경제정책 통제 강화

연합뉴스

2025.09.0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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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 부장관을 총리 수석비서관에…경제수석엔 샤피크 전 IMF이사 노동당 성장둔화·지지율 저조…"총리실·재무부 긴장고조 가능성"
英총리, 경제보좌관 대거 영입…경제정책 통제 강화
재무부 부장관을 총리 수석비서관에…경제수석엔 샤피크 전 IMF이사
노동당 성장둔화·지지율 저조…"총리실·재무부 긴장고조 가능성"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총리실에 경제 전문가 3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며 경제정책 통제 강화에 나섰다.
스타머 총리는 1일(현지시간) 총리에게 직접 보고하는 '수석 비서관'을 신설하고 대런 존스 재무부 부장관을 임명했다. 또 잉글랜드은행(BOE) 부총재와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를 지낸 네마트 샤피크 상원의원을 수석 경제보좌관에, 댄 요크 스미스 재무부 조세·복지국장은 총리 개인 비서관으로 기용했다.
스타머 총리는 B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다우닝가 10번지(총리실)를 더 강력하게 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오늘 일부 변화를 줬다"며 "정부 운영 제2단계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노동당 정부가 정말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실행'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스타머 정부는 1년여간 경제 성장 둔화, 공공재정 압박 속에 재정 확보를 위해 발표한 복지 삭감 정책이 여론 악화와 집권 노동당 내부 반발에 부딪혀 대부분 복구되는 혼란을 겪었다.
그동안 스타머 정부의 경제 정책은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주도했는데 이번 개편은 총리실이 경제 정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총리실과 내무부가 더 면밀히 협력하려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 개편은 스타머 총리가 취임 후 경제 정책 대부분을 리브스 장관에게 일임했다는 비판에 대한 응답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한 당국자는 스타머 총리와 리브스 장관이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여전히 동맹 관계이지만, 가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총리실이 경제에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량급 경제통인 샤피크 상원의원의 영입은 총리실과 재무부간 긴장이 고조될 수도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짚었다.
샤피크 의원은 잉글랜드은행뿐 아니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시절 IMF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금융·경제정책가로, 소속 정당이 없으며 영국 정치에는 깊이 발을 들이지 않아 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총장을 지내다가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학내 시위에 강경 대응했다는 논란 속에 지난해 8월 사임했다.
샤피크 의원의 전임자인 라브 아스왈 수석 경제보좌관은 인기 있는 노동당 참모이고 재무부 관료 출신이지만,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인사는 아니었다. 그는 지난 6월 사임했다.

제1야당 보수당은 이번 개편도 노동당 정부의 '실패'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멜 스트라이드 보수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리브스를 도왔던 대런 존스가 이미 가라앉고 있는 배를 운항하도록 승진했다"며 "더 많은 세금을 걷으면서 노동당의 배는 빠르게 가라앉을 것"이라고 썼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달 14∼15일 2천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에 대한 호감도는 27%, 비호감도는 64%였다. 우익 포퓰리즘 성향 영국개혁당은 호감도 34%, 비호감도 58%였다.
앤드루 굿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총리실이 경제정책 관여를 높이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면서도 "문제는 금융시장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소통과 이해다. 더 느슨한 정책으로 시장을 놀라게 하는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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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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