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오현규(24, KRC 헹크)가 대표팀 합류까지 미루며 추진했던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무산됐다. 슈투트가르트 측에서 내놓은 표면적 이유는 메디컬 테스트 탈락이지만, 진짜 이유는 '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일 '빌트'는 2일( 한국간) "슈투트가르트 쇼크: 새로운 닉 볼테마데가 될 예정이었던 오현규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슈투트가르트행이 불발됐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오현규의 에이전트는 슈투트가르트 진료소로 급하게 뛰어 들어갔다. 슈투트가르트는 헹크와 이적에 대해 기본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소식통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이적료로 2500만 유로(약 406억 원)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2030년까지 계약이 논의 중이었지만, 이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라고 전했다.
이적시장 마감을 눈앞에 두고 갑작스레 엎어진 오현규의 분데스리가 도전이다. 최근 벨기에와 독일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오현규가 슈투트가르트에 깜짝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벨기에 측에선 그의 몸값이 최대 2800만 유로(약 454억 원)가 될 것이라 예상했고, 독일 측에선 보장액 2000만 유로(약 324억 원)에 추가 옵션이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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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오현규는 헹크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고,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독일로 날아갔다. 9월 미국 원정에 나서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나타난 홍명보 한국 축국대표팀 감독도 오현규에 대해 "약간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현지 시간이 남아있으니 하루 정도 비행기 타는 시간을 늦췄다"라고 힌트를 남겼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현규는 슈투트가르트에 합류하지 못했고, 다시 벨기에로 돌아가야 하게 됐다. 이적시장 마감을 눈앞에 둔 2일 새벽 빌트를 비롯한 '스카이 스포츠', '키커' 등 독일 매체들을 중심으로 슈투트가르트와 헹크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유로는 오현규의 메디컬 테스트 탈락이 언급됐다. 그가 슈투트가르트 의료진의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 정확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현규가 과거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현재 한쪽 십자인대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키커 역시 이적료 문제로 협상이 취소됐을 수 있다면서도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을 수도 있다. 오현규는 약 9년 전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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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슈투트가르트가 마지막 순간 합의를 깬 이유는 단순한 메디컬 테스트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HBVL'은 "헹크와 슈투트가르트가 구단 역대 최고액 이적료에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협상이 무산됐다. 공식적으로는 메디컬 테스트가 문제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금전적 이유가 더 컸다"라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2017년 발생했던 오현규의 과거 십자인대 부상을 문제 삼으며 합의된 조건을 바꾸려 했다. 겉으로는 메디컬 이슈였지만, 실제로는 이적료를 낮추거나 임대 쪽으로 틀어 협상 우위를 잡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현지의 해석이다.
그러자 헹크는 단호히 거절했다. 헹크 자체 메디컬에서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지난 1년간 오현규는 경기에 꾸준히 출전해왔다. 그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와 문제 없이 A매치를 소화하기도 했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키커는 "이적료 문제였을 수도 있다. 구단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이적료로 약 2000만 유로를 예상했지만, 벨기에 언론에 따르면 헹크는 2800만 유로를 원했다"라며 "오현규의 십자인대 부상은 그가 2017년 이후 오늘날까지 아무 문제 없이 뛰는 걸 막지 못했다. 그는 셀틱과 헹크,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해 왔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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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현규는 2025-2026시즌에도 헹크 유니폼을 입고 뛴다. 헹크는 "원칙적으로 합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견해차로 협상이 결렬됐다"라며 "이적이 무산되면서 오현규는 다시 팀에 합류한다. 이번 이적 시장은 우리가 처음 구상한 대로 마무리됐다"라고 공식 성명을 냈다.
다만 헹크 구단 내부적으로는 '슈투트가르트가 막판에 가격을 깎으려다 거래가 깨졌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무릎 십자인대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이적료 재협상을 노리다가 협상 테이블을 망쳐버린 것.
사실 헹크로서는 슈투트가르트가 요구한 이적료 삭감이나 임대 계약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당초 헹크는 톨루 아로코다레를 클럽 레코드로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매각했고, 유망주 유세프 에라비를 영입했다.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가득한 상황.
톨루를 떠나보낸 헹크는 오현규를 주전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생각이었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도 공개적으로 오현규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드러냈다. 당연히 슈투트가르트와 협상에서 굽힐 필요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오현규만 유럽 빅리그에 대한 꿈이 눈앞에서 좌절된 채 대표팀에 합류해 미국·멕시코와 A매치 2연전을 소화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