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끝내 오현규(24, KRC 헹크)의 독일 무대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분데스리가 명문 슈투트가르트와 사실상 ‘사인 직전’까지 갔던 협상은 메디컬 테스트와 이적료 문제라는 복병에 가로막히며 무산됐다.
독일 매체 '키커'는 2일(한국시간)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 이적은 거의 확정 단계처럼 보였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메디컬 테스트에서 과거 무릎 부상 이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사실 협상 초반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슈투트가르트는 올여름 최전방 보강을 위해 오현규를 ‘1순위 타깃’으로 낙점했다. 지난 시즌 헹크에서 보여준 파워풀한 움직임과 제공권 장악, 그리고 특유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분데스리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발목을 잡은 건 오래된 부상 이력. 오현규는 2016년 수원 삼성 유스 시절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그는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하며 ‘십자인대 없이 뛰는 선수’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프로 무대에서 정상적으로 뛰며 셀틱, 헹크 이적 과정에서 모두 메디컬을 통과했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그의 몸 상태를 끝내 불안 요소로 받아들였다.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적료 협상 역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키커 는 “슈투트가르트는 약 2000만 유로(약 326억 원)를 제시했지만, 헹크는 2800만 유로(약 456억 원)를 요구했다”며 양 구단의 입장 차이를 전했다.
결국 슈투트가르트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임대 후 완전 이적 조건’을 제시하며 조건 완화를 요구했다. 또 다른 매체 HLN 은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무릎 이력을 근거로 이적료 삭감을 시도했고, 임대 영입안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헹크는 단호했다. HLN 에 따르면 헹크 구단은 “오현규 입단 당시에도 메디컬 테스트에서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이후 지금까지 무릎 부상 재발 사례도 없었다. 슈투트가르트의 요구는 부당하다”며 일축했다. 양측은 막판까지 재협상에 돌입했지만 결국 이적시장 마감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오현규의 분데스리가 도전은 성사되지 못했다. 단순한 이적 실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유럽 5대 리그, 특히 분데스리가 무대는 그의 커리어에서 확실한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슈투트가르트행이 성사됐다면, 오현규는 독일 무대에서 거친 수비수들과 맞붙으며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분데스리가는 아시아 공격수들에게 특히 어려운 무대지만, 그만큼 성공했을 때의 보상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