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개발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준공 46년 만에 최고 49층, 6000세대 가까운 ‘미니 신도시’급으로 탈바꿈한다. 또 양천구 관문 격인 목동 11단지는 풍성한 녹지를 품은 2600여 세대 대단지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1일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授權)분과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과 ‘양천구 목동11단지 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경관심의안’ 모두 수정 가결했다고 2일 밝혔다. 정비 업계에선 “재건축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낡은 아파트다. 그동안 열악한 주거 환경에 안전 우려까지 불거졌다. 이에 입주민들이 10년 전 50층으로 재건축을 계획했지만, ‘35층 높이 규제’에 막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2023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35층 룰’을 없애면서 물꼬가 터졌다. 14층 4424세대인 현 은마아파트는 앞으로 최고 49층 5893세대로 지어지게 된다. 이 중 1090세대는 공공 임대·분양물량이다. 아직 조합원·일반 분양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한 공공 분양방식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정비계획안에는 대치동 학원가 쪽 공원 지하에 400대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새로 짓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 대치동 학원가 주변 도로는 학생들의 등·하원 시간에 맞춰 차로 데려다주는 학부모들의 차량 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호우에 대비하려 4만㎥ 규모의 대형 ‘물그릇’인 저류조를 은마아파트 단지 내 공원 지하에 설치할 계획이다. 새 아파트 착공은 일러야 2031년으로 예상된다. 그 전까지 교통·환경·건축 등 영향을 평가하는 정비사업 통합심의, 사업시행계획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
또 이날 양천구 목동 11단지를 최고 높이 41층, 2679세대(공공주택 352세대 포함)로 하는 재건축 안도 수권분과위를 통과했다. 11단지는 현재 최고 15층, 1595세대 규모다. 해당 단지 주변 신트리공원(1만6409㎡)과 서쪽 계남근린공원을 잇는 근린공원(1만1540.6㎡)이 조성된다. 현 밑그림대로 라면, 2만7950㎡ 크기의 목동 거점 공원이 만들어진다. 또 고령사회에 대비해 낡은 기존 사회복지시설을 확대 조성하고, 여성발전지원센터도 새로 짓는다. 사업지 북측 목동동로변과 인접한 목동로3길변을 3m 확장하고 12단지와 사이 도로인 목동동로2길을 1.5m 넓혀 자전거도로 및 보행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개발 소식에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은마아파트 주변 상가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시) 발표 전후로 내놨던 매물을 일단 보류하겠다는 연락이 여럿 왔다”며 “원래도 전용 76.8㎡ 경우 34억원 밑으로는 매물이 별로 없었는데, 재건축 기대감을 반영하면 호가가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