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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中서 친러 유럽 지도자들 만나 "독립적 정책 존중"(종합)

연합뉴스

2025.09.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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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 시도 슬로박 총리에 "우크라 안전보장 합의 가능…나토가입은 불가" 세르비아 대통령 "중립 유지할 것"
푸틴, 中서 친러 유럽 지도자들 만나 "독립적 정책 존중"(종합)
중재 시도 슬로박 총리에 "우크라 안전보장 합의 가능…나토가입은 불가"
세르비아 대통령 "중립 유지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슬로바키아, 세르비아 등 친러시아 성향 유럽 지도자들과 만나 이들의 '독립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각각 회담했다.
유럽에서 친러시아 성향 지도자로 꼽히는 이들은 서방이 보이콧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도 참석했다.
피초 총리는 이 행사에 참석하는 유일한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피초 총리가 추구하는 '독립적 외교 정책'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고 평가했다.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 속에서도 피초 총리는 투르크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슬로바키아가 공급받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량이 연간 40억㎥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에너지 부문에서 더 협력하고 싶다. 러시아 가스와 석유 공급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슬로바키아가 1천100㎿ 규모 새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접촉하고 있다면서 "슬로바키아가 보유한 모든 원자로가 러시아 또는 소련제인 만큼 이 분야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기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는 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예정인 피초 총리는 대립 중인 러시아와 유럽 간 중재를 시도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이 '큰 진전'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유럽 정상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해도 되냐고 허락을 구했다.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군사 분쟁 종식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면서 "나는 이 중요한 대화에서 몇 가지 결론과 메시지를 도출했다. 이를 5일 젤렌스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피초 총리에게 "분쟁이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 합의점을 찾을 기회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는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현재와 중기적 차원은 물론 장기적인 안보 보장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초 총리도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없다. 이는 나의 최종 결정이다. 그러나 EU 가입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유럽 최대 원전 자포리자 원전과 관련, 미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3자 형식으로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부치치 대통령과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서로에게 이익"이라며 "세르비아가 부치치 대통령의 지도로 추구하는 독립적인 정치 노선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러시아와 최고 수준에서 협력하는 것은 세르비아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에너지와 러시아산 가스 공급 분야에서 중요하다"며 양국 간 협력을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세르비아가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러시아 제재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로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담 후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세르비아 양국이 세르비아 유일의 정유회사인 세르비아석유공사(NIS)에 대한 미국 제재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NIS는 상당한 지분이 러시아 석유기업 가스프롬과 가스프롬 네프트에 속해 있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피초 총리, 부치치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하며 20여개 문서에 서명했다.
이어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며 자정까지 연쇄 회담 일정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3일에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시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며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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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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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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