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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작별했지만… 오현규, 슈투트가르트의 배신에 다시 벨기에행

OSEN

2025.09.0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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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분데스리가 도전’이 눈앞에서 좌절됐다. 오현규(24, KRC 헹크)의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끝내 무산됐다.

독일 매체 빌트는 2일(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영입을 철회했다. 이유는 메디컬 테스트 불합격”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현규의 에이전트는 긴급히 구단 클리닉으로 달려갔지만,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슈투트가르트는 헹크와 사실상 합의 직전이었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2500만 유로(약 406억 원) 이상 투자할 준비가 돼 있었고, 계약 기간도 2030년까지 논의됐다. 벨기에 언론은 헹크가 최대 2800만 유로(약 454억 원)를 원한다고 전하며 “역대급 이적”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막판에 모든 게 무너졌다. 독일 현지에선 2017년 수원 삼성 유스 시절 당한 오현규의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이 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고, 현재까지도 십자인대 없이 뛰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셀틱, 헹크, 대표팀에서 줄곧 정상적으로 활약해온 만큼 “지금 와서 의학적 리스크를 핑계로 협상 결렬을 설명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나온다.

벨기에 매체 HBVL은 더 직설적이었다. “헹크와 슈투트가르트는 역대 최고액 이적료에 합의했지만 단 하루 만에 협상은 깨졌다. 겉으로는 메디컬 문제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슈투트가르트가 가격을 깎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과거 부상을 핑계 삼아 조건을 바꾸려 했다. 임대 후 완전 이적 옵션, 혹은 이적료 삭감을 요구했다. 그러나 헹크는 단호히 거절했다. 자체 메디컬에서는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고, 오현규는 최근 1년간 꾸준히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미 벨기에 리그에서 주전으로 검증된 공격수를 ‘헐값’에 넘길 이유가 없었다.

키커 역시 “슈투트가르트는 2,000만 유로 수준을 희망했으나, 헹크는 2,800만 유로를 고수했다.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무릎 문제는 실제로 큰 걸림돌이 아니다. 오현규는 지난 몇 년간 정상적으로 뛰어왔다”고 보도했다.

헹크는 급할 게 없었다. 이미 톨루 아로코다레를 울버햄튼에 클럽 레코드로 매각했고, 유망주 유세프 에라비도 영입했다. 토르스텐 핑크 감독은 “오현규는 우리 팀의 확실한 주전 공격수”라며 신뢰를 보냈다.

결국 헹크는 슈투트가르트의 조건 변경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단 성명에서도 “원칙적 합의는 있었으나 구체적 조건 차이로 결렬됐다. 오현규는 다시 팀에 합류한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슈투트가르트가 막판에 판을 깼다”는 불만을 에둘러 드러낸 것이다.

누구보다 충격을 받은 건 오현규였다. 그는 이미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고, 직접 독일까지 날아갔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조차 “오현규에 약간의 움직임이 있다”며 출국 일정을 하루 늦췄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오현규는 빅리그 입성 문턱에서 다시 벨기에로 돌아가야 했다.

슈투트가르트의 막판 태도는 분명 오현규에게 상처로 남는다. 그러나 이번 사가에서 드러난 건 그의 ‘가치’다. 2000만~2800만 유로라는 몸값은 그가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유럽 시장에서 확실히 인정받는 스트라이커라는 증거다.

결국 2025-2026시즌 오현규는 헹크에서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이번 불발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벨기에에서 골을 쌓고,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분데스리가든, 프리미어리그든 그의 이름은 또다시 이적 시장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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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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