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차 택한 이유…태영호 “낡은 전용기, 세계가 보도할까봐”

태영호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방중에 전용기 대신 전용열차 ‘태양호’를 이용한 것을 두고 “비행기 기종 노후화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처장은 지난 2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처음 집권했을 때 탔던 참매 1호는 러시아에서 1981년 만든 기종을 리모델링한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이 비행기를 여객용으로 쓰는 나라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이걸 여객용으로 항공사에서 쓰고 있는 곳은 벨라루스 항공사인데 여기도 화물 전용으로 쓰고 있다”며 “이렇게 낡은 비행기를 타고 다자 무대의 장으로 김 위원장이 갔다고 하면 전 세계 언론은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북한’이라고 보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걸 김 위원장이 다 안다”며 “그래서 오히려 이렇게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보다는 기차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태 전 처장은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한 또 다른 이유로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김 위원장이 타고 다니는 태양호는 대단히 특수한 열차다. 방탄이 돼 있어 안전상 좋다”며 “안에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정상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든 설비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열차 내에서도 업무에 집중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태 전 차장은 “김 위원장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건 ‘외국 방문을 떠나지만 열차 안에서도 한시도 나는 업무를 중단하지 않는다’는 모습”이라며 “오늘 사진을 공개한 걸 보니 열차 안에서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국제부장이 문건을 펼쳐놓고 김정은한테 업무를 보고하는 모습이더라”라고 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 베이징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80주년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행사 참석을 통해 양자 외교가 아닌 다자 외교 무대에 처음 데뷔하게 된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