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합의에도 '난관' 여전…"가격"
러 '유럽 수준 요구'에 中 '비싸'…시진핑-푸틴 회담 후에도 '이견'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공급 가격이 최종합의의 장애물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협력 관련 20여개의 문서에 서명했으며, 여기에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그러나 136억달러(약 19조원) 규모가 될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 차이가 분명하다고 SCMP는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회담 이후 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에서도 감지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협력"이 통합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해당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는 달리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회담에서 러시아가 몽골을 경유해 중국에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사업을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최고경영자(CEO)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밀러 CEO는 러시아 언론매체들에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에 관해 법적 구속력 있는 각서를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30년간 연간 500㎥의 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존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한 대중국 가스 공급량을 연 380억㎥에서 440억㎥로, 2027년 가동할 '극동' 가스관을 통한 가스 수송도 연 100억㎥에서 120억㎥로 늘리는 문서를 체결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 같은 낙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상하이 소재 사회과학원의 러시아·중앙아시아 전문가인 리리판 연구원은 "양국이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중요한 문제 몇 가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리 연구원은 "러시아는 유럽에 제시한 금액과 비슷한 공급 가격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더 낮은 가격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SCMP에 따르면 외교 정책 분석가인 유니스 샤리플리는 지난 3월 트렌드 리서치 앤 어드바이저리 웹사이트에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유한공사(CNPC) 간에 가스 가격과 건설 비용 분담에 대한 협상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러시아는 1천㎥ 당 350달러를, CNPC는 60달러를 원해 차이가 크다"고 짚었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의 러시아·중앙아시아 전문가인 자오룽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와 관련해 최종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야말 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가스관 건설사업이다.
2020년 8월 몽골 정부와 러시아 가스프롬이 타당성 조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구체화했다. 완공 시 러시아는 연간 500억㎥ 규모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대폭 줄면서 러시아가 대체시장 확보 차원에서 시베리아의 힘2 사업을 가속하고 있으나, 중국으로선 제조업 경기침체 속에서 적극적이지 않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작년에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1억850만t을 수출해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9.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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