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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방비 8.2% 증액…이 추세면 2035년 GDP 3.5% 달성

중앙일보

2025.09.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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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포병 여단 K9 자주포가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사격장에서 열린 '수도군단 합동 포탄사격훈련'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의 국방비 증액 기조를 공식화 한 가운데 국방부 자체 계획대로만 이행해도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국방비 지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인상하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2035년까지 직접 국방비 3.5%+간접 투자비 1.5% 달성’ 모델로 미국과 합의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국방부는 2일 2026년도 국방 예산 정부안을 전년 대비 8.2% 늘어난 66조 2947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8.2% 증액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한국이 나토와 마찬가지로 2035년까지 직접 국방비 3.5%를 달성하려면 2027년부터 연 평균 7.7%씩 증액해야 한다는 역산이 가능하다. ▶2027년 71조 4000억원(GDP의 2.54%) ▶2029년 82조 8000억원(GDP의 2.76%)▶2032년 103조 5000억원(3.12%) ▶2035년 128조 4000억원(3.50%)으로 나온다. GDP 성장률은 국회 예측치 등을 고려해 2.7%~3.4%로 상정한 결과다. 내년도 국방예산 증액률이 8.2%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달성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관측이다.



내년 3축 체계 예산 22.3% 증액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은 한국형 3축 체계 강화를 통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능력 확보, 군인들의 복무 여건 개선을 통한 군 사기 진작, 인공지능(AI)·드론 등 국방 과학 기술 분야 육성 등 세 가지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군사력 증강과 관련한 방위력 개선비는 전년 대비 13.0% 증가한 20조 1744억원, 군인들의 복무 여건 등과 연계된 전력 운영비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46조 1203억원을 편성했다.

한국형 3축 체계 관련 예산은 올해 7조 2838억원에서 내년도 8조 9049억원으로 22.3% 늘어났다. 킬체인 전력 강화로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최초 양산 비용을 포함해 5조 3065억원이,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전력부문에는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인 광개토-III 배치-II 도입 등 1조 8134억원이 배정됐다.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 증강을 위해선 공군의 특수작전용 수송기 C-130H 성능 개량을 포함한 7392억원이 책정됐다.



조기통제기 2차 사업 5499억원 포함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한 MESA 레이더를 갖추고 있으며 북한 지역의 공중과 해상에 떠 있는 모든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탐지 거리는 370㎞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감시정찰·지휘통제 기반 전력 강화 예산으로는 공군의 조기경보통제기 2차 사업 예산 5499억원을 포함한 1조 458억원을 배정했다.

한반도 상공을 샅샅이 훑는 조기경보통제기는 ‘E-737 피스아이’를 비롯해 현재 넉 대를 운용하고 있다. 정부는 4대를 추가 도입하는 2차 사업을 추진했으나 그간 지지부진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업체들의 제안서 평가·시험 평가가 종료 돼 기종 선정 단계 만을 남겨 놓고 있다. 연내 계약 체결을 전제로 예산을 배정한 것이란 설명이다.

병역 자원 감소와 미래 전장 환경 변화 등을 반영해 GOP(일반 전초)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성능 개량 등 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에 대한 투자도 전년도(1915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3402억원으로 잡았다.

전력 유지비 가운데 장병들의 복무 여건 개선을 위한 보건 및 복지 향상 예산은 2조 1170억원으로, 전년도(1조 7890억원)에 비해 18.3% 늘어났다.



군 간부 당직비 1~2만원 '찔끔' 올라

군 간부의 당직 근무비는 평일·휴일 기준 각각 2만원·4만원에서 3만원·6만원으로 늘어 나는데, 여전히 일반 공무원(평일 5만원·휴일 10만원)에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다. 이 밖에 중·장기 복무 초급 간부를 대상으로 한 3년 만기 ‘내일 준비 적금’을 월 최대 30만원 한도로 신설한다.

국방 분야 연구·개발(R&D) 분야는 5조 9130억원으로 올해 4조 9610억원에서 19.2% 증액한다. 5세대 전투기 개발을 위한 국산 기술 확보 차원에서 첨단 항공 엔진과 스텔스 기술 분야의 연구 관련 투자를 3494억원 배정, 전년도 보다 991억원 늘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50만 전 장병이 주둔지 내에서 드론 비행 기술을 숙달하고 자격 취득까지 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용 소형 상용 드론을 대량 확보하고, 드론 전문 교관을 양성하는 비용으로 205억원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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