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성(48)씨의 동업자인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한 3인방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김씨를 구속기소한 데 이어 조 대표의 신병까지 확보한 뒤 ‘집사게이트’ 사건 수사를 본격화하려고 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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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 기각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조 대표와 IMS모빌리티 경영지원실장 모모씨,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민경민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구속 필요성이나 도주, 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IMS모빌리티는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씨가 지분을 가지고 있던 업체로, 2023년 대기업‧금융회사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았다. 해당 투자는 오아시스 펀드 주체로 이뤄졌다.
특검팀은 조 대표에 대해 32억원의 배임과 35억원의 횡령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왔다. IMS모빌리티가 184억원을 투자받은 뒤 이 중 32억원을 자회사 부실을 메우는 데 사용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배임)와 김씨와 공모해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혐의(횡령)다. 횡령‧배임 액수가 수십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데다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무실 PC를 숨기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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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연결고리 찾기 암초 만나
특검팀은 앞서 IMS모빌리티에 투자를 한 회사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대표가 김 여사와 누나-동생 할 정도로 친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16년 자신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본 사실도 언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투자사들이 “투자 자체는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한 것으로, 김 여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투자와 김 여사 사이 연결고리를 구체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초 특검팀은 조 대표 구속 이후 김씨와 조 대표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투자를 유치했는지를 밝히는 데 속도를 높이려고 했다. 횡령 등의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신병을 확보한 조 대표에게서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조 대표의 신병 확보가 막히면서 동력이 떨어지게 됐다. 조 대표가 “투자 유치는 김 여사와 관련이 없다”는 기존 진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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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
다만 특검팀은 조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고 관련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법원이 혐의의 중대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특검팀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조 대표와 횡령 혐의의 공범인 김씨가 이미 구속된 만큼 조 대표의 혐의도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보고 있다.
투자 당시 법적 리스크를 앞두고 있던 HS효성 등 대기업에 대한 수사 역시 이어간다. IMS모빌리티가 성장을 위해 투자를 받았다고 하지만, 구주 매수 등 사적으로 쓰인 부분이 많은 만큼 회사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대기업이 거액을 투자한 배경 등 사안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