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새출발한 김하성(30)이 이적 후 첫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김하성은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MLB 원정경기에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이 한 경기 2안타 이상을 기록한 건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이던 지난달 1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처음이다. 시즌 타율은 0.214에서 0.227로 올라갔다.
김하성은 애틀랜타 소속으로 나선 초반 두 타석을 모두 범타로 마무리했다. 2회초 첫 타석은 상대 일본인 선발 이마나가 쇼타의 초구를 노렸다가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2-4로 뒤진 4회초 2사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은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애틀랜타 합류 후 첫 안타는 세 번째 타석에 나왔다. 3-4로 뒤진 7회초 1사에서 상대 왼손 불펜 드루 포머랜즈의 5구째 커브를 밀어 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9회초 2사 2루에서 맞이한 네 번째 타석도 안타로 장식했다. 불펜 다니엘 팔렌시아의 바깥쪽 낮은 공을 건드려 타구가 높이 튀어오른 사이 전력질주해 1루 베이스를 밟으며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안타로 9회 2사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3-4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탬파베이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년간 총액 2900만 달러(약 404억원)를 받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어깨 수술에 이은 재활로 상반기 일정 대부분을 건너뛰고 7월초 빅 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팀 합류 후 잦은 부상이 이어지며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근육)과 오른쪽 종아리, 허리 등을 줄줄이 다쳐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부상자명단을 오르내렸다. 결국 허리 근육 통증으로 인한 치료를 받고 복귀를 준비하던 중 전격 웨이버(방출) 처리됐고, 김하성의 잠재력을 높이 산 애틀랜타의 부름을 받아 기존 계약 조건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이적이 성사됐다.
김하성의 올 시즌 잔여 연봉 200만 달러는 애틀랜타가 부담한다. 계약서 내용에 따라 시즌 종료 후 김하성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활용할 수 있는데, 만약 팀에 잔류하기로 결정할 경우 내년 연봉도 애틀랜타가 부담한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27)는 같은 날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하루 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멀티 출루를 작성했다. 한 경기에서 세 차례 1루 베이스를 밟은 건 지난달 4일 뉴욕 메츠전 이후 한 달 만이다. 시즌 타율은 0.259에서 0.262로 올랐다.
1회부터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고 양 팀 선수 여러 명이 퇴장 당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이정후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2-0으로 앞선 2회초엔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서서 2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이어진 세 번의 타격 기회에 모두 1루를 밟았다.
2-1로 앞선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오른손 불펜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5구째 시속 146.6㎞ 슬라이더를 감각적으로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5-1로 스코어를 벌린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2사 1루 상황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5-4로 앞선 8회초 네 번째 타석에선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추가했다. 오른손 불펜 제이든 힐의 시속 157.1㎞ 싱킹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흐르자 강하게 밀어 쳐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후속 타자 패트릭 베일리의 우월 투런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3출루한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워 콜로라도에 7-4로 승리하며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시즌 전적 70승(69패) 고지를 밟으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선발 로건 웹은 5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잡아내며 2실점해 시즌 13승(9패)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