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일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당 원내대표실 압수수색을 이틀 연속으로 저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특검이 영장 집행을 기습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는 말이 돌자마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체 의원들에게 “12시30분까지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239호) 앞 복도 농성장 앞으로 모여주시기 바란다”고 긴급 공지를 돌렸다. 이에 장동혁 대표 등 의원 40여 명이 점심식사 도중 국회 본청 2층 원내대표실 앞에 집결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야당탄압 정치보복’이란 피켓 등을 손에 든 의원들은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 출입문 앞에서 “민주주의 파괴하는 정치특검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은 전날(2일) 특검의 추경호·조지연 의원의 압수수색에는 협조했지만, 당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에 압수수색은 저지했다. 특검이 이날 두 곳에 대한 재차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에 육탄 저지에 나선 것이다. 이 장면을 촬영하던 국회 소속 방호과 직원들에게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이 사찰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당 지도부는 특검을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사령부의 팔다리를 부러뜨리고 야당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저급하고 비열한 정치공작”이라며 “법의 탈을 쓴 정치 깡패들의 저질 폭력이다. 저는 오늘 2025년 9월 3일을 내란정당몰이 종식일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들도 “전 세계가 조은석 특검이 ‘미친 잭스미스’라는 걸 다 봤다”(신동욱) “막가파식 칼춤수사”(김민수)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조은석 내란특검팀에 대한 고발에 나설 방침이다. “당 사무처 직원의 집 앞에 잠복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출근하는 사람의 핸드폰을 빼앗아가고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도 무시했다. 특검이 불법수사를 했다”(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유다. 이밖에 국민의힘은 압수수색 대상 기간과 압수물 범위도 문제 삼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압수물 대상에 내년 지방선거 대응 전략 등도 포함돼 있다. 비상계엄과 상관없는 무제한 압수수색 대상물을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영장 집행시 영장이 제시됐고, 이 장면은 모두 사진 촬영을 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특검 수사가 당 전체로 확산할지 우려하고 있다. 현재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선 상에 오른 국민의힘 의원만 10여 명에 달한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내란 몰이’의 종착점은 결국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주장한 대로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