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차원에서 신입 사원을 공개 채용한다.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이 보편화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채용 트렌드가 바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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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카카오는 오는 8일부터 내년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공채는 그룹 본사인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6개 주요 그룹사가 참여한다. 모집 분야는 테크·서비스·비즈니스·디자인·스태프 등 전 직군이다.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그동안 사내 각 팀에서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모집하는 수시 채용이나 정규직 전환형 인턴십 등으로 인력을 충원해왔는데, 이번엔 채용 정책에 큰 변화를 줬다.
지원자는 1개 회사만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지원서는 오는 8일부터 28일까지 접수한다.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통과한 합격자는 내년 1월 입사한다. 테크 직군은 코딩 테스트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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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꿨나
카카오가 신입 사원 채용으로 눈을 돌린 건 어릴 때부터 인공지능(AI)을 접해 AI 활용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AI 네이티브 인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CA협의체 의장)는 이번 채용과 관련해 “지금 청년들은 다양한 AI 기술을 접하고 활용하며 함께 성장해 온 첫 세대”라며 “남다른 질문으로 창의적인 답을 찾아낼 줄 아는 젊은 인재들의 적극적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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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채용 흐름 바뀔까
최근 몇 년간 ICT 업계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올해 상반기(1~6월) 개발자 채용 공고 및 입사 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채용 기업 가운데 신입 직원을 찾는 비중은 0.8%에 불과했다. 신입 개발자의 경우 AI 모델의 성능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취업 문이 더욱 좁았다. 그나마 네이버가 2023년부터 매년 전 직군 신입 사원 공채를 진행해왔던 게 취업 준비생들에겐 단비였다. 네이버는 지난 3월에도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페이·스노우 등 4개 법인에서 전 직군 신입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신입 사원 공채를 시작하면서 ICT 업계의 채용 흐름 전반에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을 운영하는 이태규 두들린 대표는 “최근 대형 게임사나 여행 플랫폼 등 ICT 기업 가운데 신입 사원들에게서 창의적인 AI 활용 방안을 배우는 데 크게 도움 받았다는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며 “한동안 외면받았던 신입 사원 채용 흐름이 업계에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