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전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로이 호지슨(78)이 팀 주장 마크 게히(25)의 이적 불발 사태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제2의 자하 사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히는 이적시장 마감일인 전날 리버풀 이적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 이적료도 3500만 파운드(약 652억 원)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에서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고,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은 작별 영상까지 제작해 공개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크리스탈 팰리스가 게히 대체자로 낙점한 이고르 훌리오(27) 임대 영입에 실패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대체자 없이 게히를 판다면 사임하겠다"고 구단 수뇌부를 압박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결국 거래는 무산됐다.
호지슨은 3일(한국시간) 영국 '토크스포츠'에 출연, "나는 게히와 1년 반을 함께했다. 그는 뛰어난 선수일 뿐 아니라 훌륭한 인격자였다"면서 "이번 긴 사가를 통해 그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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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말 안타까운 것은 게히다. 만약 처음부터 '너를 보내지 않겠다'고 명확히 했다면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래가 이뤄질 거라 믿었을 텐데, 결국 게히는 이번 상황의 패자"라고 지적했다.
또 호지슨은 "크리스탈 팰리스는 게히를 보유함으로써 승자일 수 있다.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주장감이고, 그런 선수를 보유하는 건 장점"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이 그에게 얼마나 상처를 줬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적 문제는 양 구단이 훨씬 더 빨리 정리했어야 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게히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계약이 내년 여름 끝난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게히를 오는 1월에 매각하거나 재계약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호지슨은 재계약에 '고액 연봉 카드'를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호지슨은 "우리가 과거 윌프리드 자하를 잡기 위해 같은 방식을 썼다. 하지만 결국 구단 전체 임금 체계를 뒤흔들었다"며 "스티브 패리시 회장도 아직까지 후회한다. 한 선수의 임금을 갑자기 두 배로 올리면, 다른 선수들도 20~40%는 따라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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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는 당시 주급 13만 파운드(약 2억 4000만 원)로 팀 내 최고 대우를 받았다. 자하는 호지슨 체제에서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고, 크리스탈 팰리스는 자하를 붙잡기 위해 2017년, 2018년 잇따라 대폭 인상된 5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자하는 결국 2023년 계약 만료 후 자유계약으로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로 떠났다. 결과적으로 크리스탈 팰리스는 한 푼의 이적료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