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태극마크를 단 첫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22, 묀헨글라트바흐)가 드디어 대표팀의 문을 두드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해리슨에서 미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10일에는 테네시 내슈빌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두 팀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23위)보다 높은 강호(미국 15위, 멕시코 13위)로 이번 원정 2연전은 사실상 월드컵 예선을 대비한 실전 리허설 성격이 짙다.
이 무대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등장한 카스트로프는 그 자체로 화제를 모았다.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영상에는 태극 문양이 새겨진 저지를 입고 홍명보 감독과 악수를 나눈 뒤,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아직 한국어는 서툴지만 카스트로프는 노력 중이다. 그는 “알아듣는 단어와 반복되는 단어를 체크하고 있다. 직접 보고, 직접 말하는 게 중요하다”며 꾸준히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음을 밝혔다.
[사진]OSEN DB.
독일 뒤셀도르프 출신인 그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뒤셀도르프 유스를 거쳐 2015년 FC 쾰른으로 이적,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쾰른 유소년 대회 우승 당시 팀 내 유일한 16세 미만 선수였다는 사실은 그의 잠재력을 방증한다.
프로 무대에서도 성장세는 뚜렷했다. 뉘른베르크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았고, 지난 4시즌 동안 92경기 7골 9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올여름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하며 분데스리가 데뷔까지 마쳤다. 독일 무대에서 인정받은 실력은 한국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자원이다.
특히 이번 대표팀 소집은 황인범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뤄져 의미가 크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안정적인 빌드업과 넓은 활동 반경을 자랑하는 카스트로프가 누구와 중원을 구성하느냐가 이번 원정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특히 대표팀 기존 미드필더와 다른 장점을 가진 선수이기에 팀에 어떻게 녹아드냐가 중요하다.
대표팀 첫 소집 인터뷰에서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는 “특별히 만나고 싶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선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잘 지내는 게 우선이다. 내일 훈련장에서 동료들을 만나는 게 가장 기대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카스트로프는 손흥민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지난 8월 23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당연히 손흥민”이라고 밝혔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만난 그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대표팀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