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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성공신화' 英부총리 부동산 세금 누락에 곤경

연합뉴스

2025.09.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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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자택 외 제2주택 구입하면서 세금 덜 내
'흙수저 성공신화' 英부총리 부동산 세금 누락에 곤경
지역구 자택 외 제2주택 구입하면서 세금 덜 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흙수저 출신으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 앤절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가 80만파운드(14억9천4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샀다가 세금 누락 문제가 불거져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주택지역사회 장관을 겸임하는 레이너 부총리는 올해 5월 휴양지인 잉글랜드 이스트 서식스 호브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에서는 고가 주택이나 주요 주거지가 아닌 곳에 두번째 주택을 구입할 때 추가 인지세를 내야 한다. 현지 언론은 레이너 부총리가 본인의 지역구인 광역 맨체스터 애슈턴-언더-라인이 아닌 곳에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이를 본인의 '주요 주거지'라고 세무 당국에 신고, 인지세 4만파운드(7천500만원)를 아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논란이 계속된 지난 몇 주간 레이너 부총리는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다가 레이너 부총리는 3일 성명을 내고 주택을 구입할 때 변호사에게서 부정확한 조언을 받아 세금을 적게 납부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지역구 애슈턴-언더-라인에 있는 자택을 장애자인 아들을 위한 법정 신탁에 양도한 이후 호브에 새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변호사에게 표준 인지세를 내라고 조언닫았지만 이번 논란 이후 다른 세무사에게 문의해 보니 추가 인지세를 냈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잘못을 깊이 뉘우친다"며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이너 부총리는 스카이 뉴스와 인터뷰에서는 감정에 휩싸인 모습을 보이면서 "늘 규칙을 잘 지켰고 그걸 자랑스레 여겼기 때문에 황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 공직자 행동강령에 관한 독립 자문위원에게 본인의 사례를 조사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해명했으며 사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레이너 부총리가 주택지역사회 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세금을 고의로 적게 내는 이들을 비난해 왔기에 이번 사태로 그가 '위선'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레이너 부총리를 해임하라고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요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총리질의(PMQ) 시간에 관련 질문에 "부총리는 어제 법원에 아들과 관련한 비밀 유지 명령 해제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부 내용을 공개하려 했다"며 "노동계급 출신으로 부총리가 됐고 노동자의 권리를 높이기 위해 일하는 그가 자랑스럽다"고 옹호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맨체스터 공공주택에 살면서 종종 집안의 난방을 꺼야 할 만큼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으며 16세에 출산으로 학교를 그만뒀다. 출산 후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돌봄 업무에 종사하면서 노조 활동을 했다. 2015년 하원에 입성했고 제1야당 시절 노동당 부대표를 거쳐 부총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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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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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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