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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0만 유로의 감옥 탈출! 안토니 ‘맨유는 지옥, 베티스는 집

OSEN

2025.09.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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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맨유는 감옥 같았다". 안토니(25)의 눈물 어린 작별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라 노예 해방 선언에 가까웠다.

베티스는 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와 안토니의 완전 이적에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라고 발표했다. 직전 시즌 임대 때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이번 계약으로 다시 초록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안토니는 2022년 여름 아약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합류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직접 데려온 ‘애제자’였고, 이적료는 무려 9500만 유로(약 1542억 원).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비싼 선수라는 타이틀은 곧 족쇄가 됐다.

공식전 96경기에서 12골. 기록은 초라했고, 브라질 특유의 화려한 개인기는 날카로움을 잃었다. 매번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팬들의 야유를 불러왔고, 언론은 “실패한 투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안토니의 맨유 생활은 그렇게 무거운 감옥문 안에서 시작됐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시간이 흐르며 상황은 악화됐다. 지난 여름,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안토니는 프리시즌 미국 투어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캐링턴 훈련장에서 홀로 훈련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팀 동료들과 어울릴 기회조차 없는 철저한 고립이었다.

안토니는 이 순간을 떠올리며 고개를 떨궜다. “오직 가족만이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혼자 훈련하던 시절은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맨유에서 보낸 시간은 그에게 단순한 실패가 아닌, 젊음을 갉아먹은 ‘감옥 생활’ 그 자체였다.

그러나 믿음 하나는 지켰다. 지난 시즌 후반기 임대로 베티스에서 뛴 그는 26경기 9골을 기록하며 UEFA 컨퍼런스리그 결승행을 이끌었다. 안토니가 빛을 되찾자 팬들의 사랑도 돌아왔다.

베티스는 결단을 내렸다. 고정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57억 원)와 최대 300만 유로(약 48억 원) 보너스를 포함해 완전 영입을 성사시켰다. 맨유는 재판매 시 50% 수익을 가져가는 조건을 걸었지만, 안토니에게 중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자유’였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세비야로 돌아온 날, 팬들은 새벽 2시까지 그의 집 앞을 지켰다. 안토니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이곳은 언제나 내 첫 번째 선택이었다. 마지막 날까지 기다린 이유도 그 때문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다. 관심과 애정이다. 여기서는 늘 그것을 느낀다.”

안토니의 발언은 곧 맨유를 겨냥한 메시지였다. 9500만 유로라는 천문학적 이적료와 기대는 있었지만, 진심 어린 애정은 없고 대신 따돌림, 압박, 고립만이 있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 반대로 베티스에서는 값비싼 계약 대신 따뜻한 관심과 환영이 그를 맞았다.

안토니는 이제 맨유에서의 무거운 굴레를 내려놓았다. “더 많은 걸 이루고 싶다. 베티스 유니폼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게 기다려진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맨유에서의 시간은 감옥 같았다. 그러나 그 감옥을 박차고 나온 안토니는 이제 자유를 얻었고, 다시 축구를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았다. ‘실패한 투자’라는 꼬리표를 벗고, ‘베티스의 희망’이라는 새 이름으로 불릴 날이 머지않았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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