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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조용한 추모의 진심… 장례식 불참은 옳은 선택이었다

OSEN

2025.09.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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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다시 한 번 동료 디오구 조타와 그의 형제 안드레 실바를 추모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포르투갈 축구협회는 2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2025년 9월 2일은 조타와 조르즈 코스타를 기리는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두 명의 선수를 기렸다.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대통령과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도 추모에 나서며 유가족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페드루 프로엔사 협회장은 “디오구 조타와 조르즈 코스타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축구적 기여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 역시 불멸로 남을 것”이라며 헌사를 전했다.

리스본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조타의 아내 루테 카르도수, 부모님, 조르제 멘데스 에이전트, 전·현직 대표팀 동료들이 모두 참석했다. 행사장에는 ‘21번’이 새겨진 조타의 유니폼이 청동 프레임에 전시됐고, 유가족에게는 특별한 훈장이 수여됐다.

조타와 동생 안드레 실바는 지난 7월 스페인 자모라 인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장례식은 고향 곤도마르에서 치러졌고, 수많은 동료들이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리버풀 선수단은 물론, 미국에서 클럽 월드컵을 치르던 후벵 네베스까지 날아와 관을 운구하며 눈물을 삼켰다.

그러나 호날두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그는 SNS를 통해 “믿기 힘들다. 방금 전까지 대표팀에 함께했는데… 가족에게 애도를 전한다. 디오구와 안드레, 편히 쉬길 바란다(R.I.P)”라며 슬픔을 표현했지만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대표팀 주장답지 못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호날두가 마요르카에서 휴가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료들은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는데 그는 노쇼했다”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하지만 호날두가 장례식에 가지 않은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20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수많은 카메라와 군중에 시달리며 큰 상처를 입었다. 또한 과거 에이전트 멘데스의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에도 무분별한 사인 요청으로 분위기가 망가진 경험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존재가 추모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조용히 SNS로 애도를 전하는 길을 택했다. 실제로 조타의 장례식에서도 일부 몰상식한 관람객들이 묘지 앞에서 ‘셀카’를 찍으며 추모 분위기를 흐려 묘지가 폐쇄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호날두의 선택은 옳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프로엔사 회장은 “호날두가 조타의 가족과 멀리 있었다고 말하는 건 부당하다. 그는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깊은 슬픔을 느낀 사람이다. 물리적 부재는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니다. 그는 가족을 버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 역시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사람이다. 그가 항상 곁에 최고의 동료들을 두었던 이유는 바로 그 역시 같은 가치를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치켜세우며 추모식에서 호날두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호날두는 이번 대표팀 소집과 함께 열린 공식 추모식에 참석하며 비로소 동료들과 함께 조타를 기렸다. 대표팀은 이번 A매치 소집에서 24명이 아닌 23명만 명단을 발표하며 조타의 자리를 비워두는 특별한 방식으로 애도를 표했다.

호날두는 행사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조타의 유니폼 앞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가 왜 장례식에 가지 않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진심으로 동료를 그리워했는지가 이 순간 명확히 드러났다.

결국 호날두의 선택은 옳았다.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쏟아진 비판은 추모식 참석과 함께 잠잠해졌다. 오히려 그는 동료를 마지막까지 존중하기 위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비난은 사라졌고, 남은 건 조용히 동료를 기리는 한 사람의 성숙한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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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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