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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이라도" "대통령께 떼 써본 것" 논란에…강릉시장 또 해명

중앙일보

2025.09.03 17:06 2025.09.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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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강원 강릉시청 재난상황실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가뭄 극복을 약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홍규 강릉시장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원수 확보 비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데 대해 재차 해명에 나섰다.

김 시장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께서 저한테 물으셨던 내용은 원수를 사오는 금액인 원수대였다”며 “강릉은 하천에서 직접 취수하기 때문에 원수 비용이 들지 않기에 ‘원수 비용이 없다’고 답변했는데 계속 물으셔서 조금 당황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안 드는 비용인데 아마 원수 비용이 드는 것을 제가 몰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로지 우리 정수장을 확장하는 예산이라고 얘기하려던 순간에 말이 끊겨 답변을 못 한 것”이라며 “만약 원수를 끌어오는 비용이 얼마냐고 물었다면 ‘우리 취수장이 한 950m 되니까 한 20억가량 들었다’고 답변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시장은 “취수장 관로 공사 등에 약 20억원, 관로 비용은 보고서에 따로 200억이라고 책정돼 있다”며 “원수대와 관로 비용은 다른 의미”라고 했다.

김 시장은 또 예산으로 500억원을 계속 언급한 뒤 비판이 이어지자 “떼를 써보려고 말씀드렸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결정권자이자 행정 수반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원을 많이 요청하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수장 확장 사업 예산을 설명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가뭄 상황에 대해선 “60년 넘게 강릉에 살았지만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시민 불편이 극심하지만 단수 사태까지 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께서 생수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가뭄의 고통을 시민들과 함께 극복하도록 하고 단수 사태까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를 방문해 김홍규 강릉시장(왼쪽)과 대화하며 가뭄 대응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가뭄 대책 회의서 질문에 대답 못 한 김홍규…李 대통령도 “말 이상”


앞서 지난달 31일 KTV 국민방송의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에는 전날 이 대통령이 강릉시청 재난 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가뭄 대책회의를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물 공급을 위한 원수 확보 비용을 거듭 물었지만 김 시장은 얼마의 예산이 필요한지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등을 확실하게 답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로 1000억원이 더 든다고 얘기했는데 소요 내용이 무엇이냐”며 “이 1000억원은 기존 예산을 합친 금액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김 시장이 확답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기존 계획이라는 게 있고 계획에 필요한 비용은 이미 다 책정돼 있을 텐데 뭔가를 추가할 테니 정부가 새롭게 지원해달라고 말하는 것 아니냐. 추가로 드는 게 얼마냐”고 재차 물었다.

김 시장은 “500억원 정도”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아까 1000억원이라고 그러더니 지금 500억원으로 줄었는데 다행히”라며 실소를 보였다.

이어 “500억원의 구성 내용이 뭐냐”고 물은 이 대통령은 길게 설명을 듣기 어렵다는 듯 눈을 질끈 감으며 “새로 필요한 게 뭐냐”고 다시 물었다.

이 대통령은 “원수 확보 비용은 없다. 오로지 정수장 비용”이라는 김 시장에게 “정수장만 확장하면 되는 거냐. 원수는 이미 확보돼 있다는 거냐. 그건 또 아니지 않나”라며 답답한 듯 말했다.

답변이 계속 엇갈리자 이 대통령은 “내가 계속 그걸 묻고 있는데 말이 이상하다”고 했고 옆에 있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중재에 나섰지만 원하는 답을 끌어내지 못했다.

사진 KTV 국민방송 유튜브 채널 'KTV 이매진' 캡처
이후 김 시장은 지난 1일 가뭄 대응 비상 대책 2차 기자회견 이후 열린 질의응답에서 이 대통령의 원수 확보 비용 관련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제가 강조하려 했던 부분은 정수시설 현대화와 관로 보수 예산의 필요성이었으나 당시 질문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답변 과정에서 혼선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김 시장은 또 “정수장 현대화나 관로 보수 사업은 지방비 부담이 커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마침 대통령께서 오셨기 때문에 지방비로 해야 할 사항임에도 한번 떼를 좀 써보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은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4% 밑으로 떨어지며 제한급수 및 공공시설 폐쇄 등 비상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민 약 8만 명의 생활용수를 담당하는 핵심 저수지다. 강릉 지역은 수도계량기 75% 잠금, 공중화장실 등 운영 중단, 군과 소방 차량을 통한 급수 동원 등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장구슬.김자명([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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