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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시위 중 장갑차로 배달기사 치어 숨지게 한 경찰관 해임

연합뉴스

2025.09.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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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 시위 진정세…"국가 더러움 쓸어내자"며 빗자루 들고 '청소시위'도
인니 시위 중 장갑차로 배달기사 치어 숨지게 한 경찰관 해임
과격 시위 진정세…"국가 더러움 쓸어내자"며 빗자루 들고 '청소시위'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국회의원 특혜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압하던 중 장갑차로 오토바이 배달 기사를 치어 숨지게 한 경찰관이 결국 해임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경찰은 직무상 윤리 위반으로 현직 경찰관 코스마스 카유 가에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수도 자카르타에서 국회의원 특혜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진압하던 중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을 장갑차로 치어 숨지게 한 경찰관 7명 가운데 한명이다.
루노유도 위스누 안디코 국가경찰 대변인은 "비전문성을 이유로 윤리 심의를 했고 불명예 해임을 했다"고 "비난받을 행위였다"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당시 장갑차 앞좌석에 탄 코스마스는 경찰 심문에서 "신에게 맹세하는데 누군가를 죽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단지 직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울먹였다.
그와 함께 장갑차에 탄 나머지 경찰관 6명의 징계 수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의회가 최근 논란이 된 국회의원 주택수당을 포함해 여러 특혜를 폐지하고, 방화와 약탈 등 과격한 행동을 하면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뒤 시위는 다소 진정됐다.

최근 과격한 시위로 재택근무를 한 자카르타 직장인들은 전날부터 정상 출근을 했고, 온라인 수업을 한 SPH 국제학교 등도 등교 수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전날에도 인도네시아 여성 연맹은 "국가의 더러움을 쓸어내야 한다"며 빗자루를 들고 자카르타에서 '청소시위'를 이어갔다.
학생 단체들은 의회 관계자와 만나 시위자 석방과 경찰 폭력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한 학생단체 대표인 아구스 세티아완은 로이터에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우리를 이용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그들이 (선거에서) 이기면 우리는 잊혀진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 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천만 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 수당을 받은 사실이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지자 지난달 25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급증한 세금과 실업률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에게 주는 수당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이 주택 수당으로 매월 받은 5천만 루피아는 자카르타 월 최저임금인 540만 루피아(약 45만6천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배달기사 아판이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과격해졌고, 시위대 방화 등으로 1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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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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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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