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안토니(25)가 올여름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동료가 될 수 있었다는 깜짝 소식이다. 하지만 그는 오직 레알 베티스만을 바라봤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3일(이하 한국시간) "충격적인 제안이 공개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안토니가 이적시장 마감일을 앞두고 바이에른의 마지막 제안을 거절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올여름 베티스로 복귀한 안토니는 인터뷰를 통해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으로 이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에른과 협상을 했지만, 이미 약속을 맺은 베티스로 이적하길 택했다"라고 전했다.
안토니는 스페인 '카데나 코프'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베티스 합류가 완료되기 하루 전 바이에른 측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들과 논의할 때 베티스와 계약이 95% 완료됐으며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난 여기서 매우 행복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존경과 사랑을 위해 그렇게 하겠다고 말이다"라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또한 그는 "바이에른이 내게 연봉 700만 유로(약 113억 원)를 제안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세계적인 클럽인 바이에른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난 내가 내린 결정에 편안함을 느낀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진 알 수 없지만, 내 결정에 대해 매우 차분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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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스는 지난 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안토니를 완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적료는 옵션 포함 2500만 유로(약 408억 원). 보장액 2200만 유로(약 359억)와 보너스 300만 유로(약 49억 원)로 이뤄져 있으며 계약에 50%의 셀온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만에 맨유와 작별한 안토니다. 그는 아약스 시절만 해도 유럽 전역에서 주목받는 기대주였다. 실제로 안토니는 2022년 당시 모하메드 살라와 재계약에 난항을 겪던 리버풀의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아약스를 지휘하던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 부임하면서 안토니를 데려온 것.
당시 안토니의 이적료는 무려 옵션 포함 1억 유로(약 1633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그는 데뷔전부터 득점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첫 시즌 리그 4골에 그쳤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엔 리그 29경기에서 단 1골만 넣으며 벤치로 밀려났고, 지난 시즌 후벵 아모림 감독 밑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며 베티스 임대를 택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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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베티스 유니폼을 입은 안토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그는 데뷔전부터 맹활약을 펼치더니 꾸준히 활약을 이어가며 베티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최종 성적은 26경기 9골 5도움. 96경기 12골 5도움에 그쳤던 맨유 때와는 정반대였다.
그러자 베티스는 안토니와 2025-2026시즌에도 동행을 이어가길 원했다. 안토니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지난 5월 공개적으로 맨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맨유에서는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고 며칠이나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나를 다시 찾을 필요가 있었다. (맨유에선) 행복하지 않았다. 축구를 하고 싶다는 열정도 사라졌다"라고 되돌아봤다.
다만 협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맨유는 안토니의 완전 이적만을 고수했고, 최소한의 이적료는 받아내겠다는 입장이었다. 게다가 안토니도 베티스로 가면 연봉이 대폭 깎이는 만큼 맨유에서 받고 있는 임금 일부를 보전받길 원하면서 협상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안토니가 이를 포기하면서 다시 합의점을 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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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안토니는 김민재와 한솥밥을 먹을 수도 있었다. 놀랍게도 바이에른이 먼저 그에게 접근했던 것.
안토니가 베티스와 의리를 지키는 대신 바이에른을 택했다면 둘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보게 될 뻔했다. 그는 "5개 이상의 팀에서 연락이 왔다"라며 "아내가 세비야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베티스가 첫 번째 선택이라고 했다. 베티스 선수라는 건 내게 정말 큰 의미"라고 밝혔다.
베티스 팬들도 돌아온 안토니를 환영했다. 수많은 팬들이 거리를 메우고 응원가를 부르며 오피셜 영상을 찍으러 온 그를 반긴 것. 베티스 유니폼을 입고 미소를 되찾은 안토니 역시 "난 이게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충성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