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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갈 곳 없는 난민' 수용 조건으로 나우루에 2조원대 지원

연합뉴스

2025.09.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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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등으로 비자 못 받고 본국 송환도 안 되는 350여명 대상
호주, '갈 곳 없는 난민' 수용 조건으로 나우루에 2조원대 지원
범죄 등으로 비자 못 받고 본국 송환도 안 되는 350여명 대상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호주 정부가 갈 곳이 없는 난민을 수용해주는 조건으로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 25억 호주달러(약 2조2천7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호주 공영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관리들은 나우루와 이런 내용에 합의했고 첫 번째로 보낼 난민들을 수용할 시설도 이미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29일 호주와 나우루는 범죄 전과 등으로 호주 비자 발급이 거부된 난민들을 나우루에 재정착시키기 위한 비공개 협정을 체결했다.
호주는 최대 350여명의 난민을 나우루에 보내는 대가로 초기 비용 4억800만 호주 달러(약 3천720억원)를 나우루에 지급하고, 향후 30년 동안 매년 7천만 호주 달러(약 638억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단 나우루가 예상만큼 난민을 많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호주가 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호주 내무부 관리들이 전했다.
나우루로 보내질 인원은 난민으로 호주에 도착했으나, 범죄 등으로 비자가 취소되거나 비자를 받지 못한 데다가 박해 위험 등으로 인해 본국이나 제3국으로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과거 호주 이민국은 이들 난민을 받아줄 다른 나라를 찾을 때까지 무기한 구금했다.
하지만 2023년 호주 대법원은 'NZYQ'라는 가명으로 불리는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남성 난민이 구금 조치가 불법이라고 낸 소송에 대해 청구인 손을 들어줬고, 이후 그를 비롯한 난민 350여명이 석방됐다.
NZYQ는 로힝야 난민으로 인정받아 호주에 입국했다가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 비자가 취소됐지만, 돌아갈 나라도 없어 이민국에 기한 없이 구금된 상태였다.
인구 1만2천여명에 불과한 나우루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 하나로 호주달러를 법정 화폐로 사용하는 등 호주에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
호주는 특히 2000년대 초반 중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배를 타고 호주에 밀입국해 망명을 요청하는 난민이 급증하자 이들을 자국 땅에 들이지 않기 위해 나우루에 난민 수용 시설을 마련하고 관련 비용을 나우루에 지원해왔다.

호주는 또 지난해 12월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나우루와 강력한 안보·경제협력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에 따라 호주는 나우루의 안보·금융·통신 분야에 1억 호주달러(약 911억원)를 지원하고 경찰력 강화를 돕기로 했다.
또 나우루는 안보·국방·치안, 항구·공항 등 교통 인프라, 은행 분야와 관련해 제3국과 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호주와 협의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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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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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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