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 인근 해역에 시추 구조물을 설치한 중국을 규탄하고 나섰다.
4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격) 대변인은 전날 중국이 프라타스군도 인근 해역에 시추 구조물을 설치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궈 대변인은 중국이 최근 수년 동안 한국, 일본, 대만 및 기타 남중국해 주변 국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대륙붕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 플랫폼을 비롯한 해양 구조물을 연이어 설치하고 있다며, 중국의 움직임은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 위반일 뿐만 아니라 국제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지역의 안정에 불확실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의 일원인 중국은 마땅히 이런 행위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대만 등 역내 각국의 EEZ에 불법적 시설물을 설치해 지하자원을 채굴하는 활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만은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협력해 관련 문제에 대한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궈 대변인은 또 국방 및 안보 부처가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은 지난 2일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 소속 해양 플랫폼 난하이 6호가 2020년 5월 대만 EEZ에 진입한 후 지난 7월에는 프라타스 군도 제한 수역으로부터 1km 이내까지 접근했으며 난하이 2호는 2021년 6월부터 대만의 EE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1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대만 EEZ에 최소 12개의 영구 및 반영구 시설물과 수십척의 지원 선박도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궈 대변인은 이어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프라타스 군도의 제한 수역에서 약 30마일(약 48㎞) 떨어진 해상에 난하이 2호가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대만이 마땅히 항의해야 한다며, 만약 대만이 침묵을 선택한다면 중국의 대만 주권에 대한 잠식이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대만 언론은 보도했다.
대만 남부 가오슝시 관할인 프라타스 군도는 면적이 1.79㎢에 불과하지만 중국의 두 번째 항모 산둥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바시해협의 중간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평가된다.
이곳은 특히 대만 섬에서는 약 440km 떨어져 있지만, 중국 광둥성에서는 약 26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중국군이 대규모 기습 공격을 강행한다면 대만 측이 방어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