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다니엘 레비 회장의 역대급 실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마티스 텔(20, 토트넘 홋스퍼)이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당했다.
영국 'TBR 풋볼'은 4일(한국시간)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결정은 토트넘 팬들에게 혼란을 남겼다. 이는 이미 의문을 품고 있던 올여름 영입인 텔 때문이다. 토트넘은 UCL 경기를 준비 중이지만, 텔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UCL 무대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선 고작 17위에 그쳤지만, 손흥민과 함께 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한 덕분이다. 토트넘이 UCL에 나서는 건 2022-2023시즌 이후 3년 만이다.
대회 시작을 앞두고 토트넘은 UCL 리그 페이즈 등록 명단을 제출했다. 그 결과 1군 선수 중 총 6명이 탈락, 22인 스쿼드를 꾸리게 됐다. 텔을 비롯해 일본인 센터백 다카이 고타와 방출 명단에 오른 이브 비수마, 부상에서 회복 중인 데얀 쿨루셉스키와 제임스 매디슨, 라두 드라구신이 명단 제외됐다.
UEFA 대회는 기본적으로 최대 25명으로 선수단을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최소 8명은 UEFA 규정에 따라 홈그로운 선수여야 하며 4명의 팀그로운 선수가 필요하다. 이를 채우지 못할 시엔 그만큼 빈자리로 남겨둬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팀그로운 선수가 브랜든 오스틴 1명밖에 없기에 나머지 3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게 됐다.
[사진]OSEN DB.
가장 충격적인 건 텔의 스쿼드 제외. 그는 토트넘이 야심 차게 추진한 영입이기 때문이다. 한때는 손흥민의 장기적인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토트넘은 올여름 옵션 포함 4000만 유로(약 654억 원)를 들여 텔을 완전 영입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임대료로만 1000만 유로(약 162억 원)를 지불했던 점을 고려하면 텔의 몸값은 사실상 5000만 유로(약 811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처럼 큰돈을 쏟아부어 데려온 텔이지만, 정작 중요한 UCL 무대는 뛸 수조차 없게 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프랭크 체제에선 텔이 잉여 자원으로 여겨지는 게 분명해 보인다"라며 "이는 텔에게 큰 타격이 될 뿐만 아니라 토트넘엔 부끄러운 일이다. 대회 A급 선수가 2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결론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텔 영입은 사실상 최악의 선택이나 다름없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도 "텔은 최근 몇 주간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프랭크 감독이 감독이 그를 제외하기로 한 결정은 다른 5명의 탈락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지며 직설적인 뜻"이라며 "텔은 이제 고개를 숙이고 돌아가 훈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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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도 텔대로 실망이 클 수밖에 없지만, 토트넘 팬들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이제 텔을 제외하면 팬들을 완전히 당황케 했다. 많은 팬들은 이를 안타깝게 여기며 그의 자신감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며 "몇몇은 끔찍한 결정이라며 이적시장에서 일관된 전략이 없다고 비판했다. 애초에 텔을 왜 완전 영입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팬들은 "텔 대신 골키퍼 3명을 등록하는 건 진짜 범죄다. 선수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백업 골키퍼에게 밀렸다. 정말 충격적", "솔직히 텔에게 미안하다. 그는 분명 나쁜 선수는 아니다", "이건 아니다. 정말 부끄럽다. 텔은 큰 잠재력을 갖고 있고, 단지 출전 시간과 기회가 필요할 뿐" 등의 의견을 내놨다.
애초에 손흥민을 내보내고 텔 영입으로 끝낸 게 실수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한 팬은 "우리는 손흥민을 대체할 적절한 왼쪽 윙어를 영입하는 대신 텔에게 4000만 파운드를 썼다. 대체 무슨 전략인가?"라고 비꼬았고, 다른 한 팬은 "토트넘의 운영 방식은 수치 그 자체다. 텔에게 4000만 파운드를 넘게 쓰고 그를 UCL 스쿼드에 등록하지도 않는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텔을 왜 영입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도 나왔다.
이제 텔은 토트넘이 리그 페이즈를 뚫고 본선에 진출해야 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본선에 오르면 최대 3명을 교체할 수 있기 때문. 토트넘은 리그 페이즈에서 비야레알과 보되/글림트, AS 모나코, FC 코펜하겐, 파리 생제르망(PSG), 슬라비아 프라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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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의 2025-2026시즌 UCL 리그 페이즈 스쿼드.
-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안토닌 킨스키, 브랜든 오스틴.
- 수비수: 케빈 단소, 데스티니 우도기,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제드 스펜스, 벤 데이비스, 미키 반 더 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