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지난 2일에 이어 또다시 충돌했다.
나 의원은 이날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 질의에서 “검찰 해체법을 보면서 이것은 의회 독재 완성에 이어서 대한민국 1당 독재국가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 관련 개혁 법안이라고 하지만 검찰 해체 법안”이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의회는 이미 민주당 마음대로”라며 국민의힘 간사 선임 안건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나 의원은 “제가 지난번 위원회에서 국회법과 국회법의 정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면서 이게 바로 의회독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섭단체별로 간사를 둔다는 건 (국회법) 의무 규정인데 위원장 마음대로 간사 선임안을 안 올려준다”며 “1반 반장을 뽑는데 왜 2반 반원들이 뭐라고 하느냐”고 문제 삼았다.
이에 추 위원장이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다. 의제를 벗어난 발언은 신상발언시기에 하라”고 제지했다. 더 나아가 “5선씩이나 되면서 신상 발언과 공청회 관련 주제를 벗어났다는 것을 구분도 못 하느냐”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6선 의원이다.
그러자 나 의원은 “5선씩이나가 뭐냐”라며 항의했다. 이어 검찰 관련발언을 이어가려 하자 추 위원장이 “5분 시간 줬는데 의제에 관한 발언하라”며 말을 끊었다. 이에 나 의원은 다시 “5선씩이나가 뭐냐”며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의회가 지금 엉망”이라며 “위원장의 독단적 편파적 운영이 바로 의회 독재”라고도 말했다. 이후 나 의원은 특검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현장 대응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한편 법사위 오후 회의 시작과 함께 추 위원장은 나 의원에게 “초선의원들에 대한 불미스러운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의 요구에는 응하지않고 “저는 사실 민주당의 추미애 위원장의 상임위 운영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오전에 이어 다시한번 국민의힘 간사 선임의 건을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추 위원장이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된 나 의원에 대한 ‘간사 선임 안건’을 묵살하자 두 사람은 충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에 몰려가 “간사를 선임해 달라”고 항의했다. 민주당도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나경원 의원이 어떻게 법사위 간사냐”(장경태)고 맞섰다. 나 의원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있어라.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히 앉아있어라”고 말하자, 박 의원이 “초선 의원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라며 고성을 지르는 일이 벌어졌다.